[카드뉴스] “우리 아이는 좀 달라요” 불황 속 유일한 호황, ‘키즈’

박민지 기자
입력일 2017-01-28 07:00 수정일 2017-01-28 07:00 발행일 2017-01-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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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니문베이비를 얻었어요. 없는 형편이지만 잘 키워보려고 육아카페에 가입했어요. 또래아이엄마들과 밤낮없이 수다를 떨었죠. SNS도 시작했어요. 선물 받은 유아용품을 자랑하고, 아이 크는 모습 보여줄 때 참 행복했어요. 유일한 탈출구 같았죠. 언젠가부터.. 남들처럼 해줄 수 없다는 자괴감이 들었어요. 주변인 모두가 넘치게 해줬지만 늘 부족했죠. 아이 기를 살려주고 싶었어요. 중고라도 명품을 사주고 싶어요.#

“우리 애는 달라”

일명 ‘골드키즈’라 불리는 외동자녀가 늘면서 불황 속 오히려 성장하는 산업이 있었으니, 바로 ‘키즈산업’입니다. 저출산 여파로 아이가 귀해졌고, 엄마들의 미묘한 경쟁 심리 발동으로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죠.

※골드키즈: 한 명만 낳아 최고로 키우자는 부모들이 아이에게 아낌없이 지출해 탄생한 신조어

키즈마케팅 열기가 뜨겁습니다. 특히 완구산업의 발달은 대단합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완구시장 규모는 약 1조 2000억원입니다. 경기불황에도 없어서 못 파는 장난감도 많습니다.

의류·패션시장도 분주합니다. 지난해 아동의류 평균 구매금액은 21% 성장했고 백화점 수입 아동복 매출은 2015년 대비 18% 증가했죠. 한국패션협회에 따르면 2015년 몽클레르 아동판 ‘몽클레르 앙팡’은 입점하자마자 월 매출 3억 50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저출산 여파로 몇 안 되는 아이에게 사랑이 쏠렸기 때문입니다. ‘식스포켓(Six Pocket)’ 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여섯 개의 돈주머니라는 뜻으로 아이 한명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부모와 외·조부모까지 6명에 이른다는 말인데요.

지금은 에잇포켓(Eight Pocket)으로 진화했습니다. 싱글족이 늘어나면서 삼촌과 이모까지도 조카에게 애정을 쏟고 있기 때문입니다.

SNS로 남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도 이유입니다. 남의 아이가 좋은 물건을 갖고 있으면 내 아이에게도 사주고 싶고 자랑하고 싶어 하는 심리에 기인한 거죠. 이런 소비 패턴은 ‘과시’에서 출발하는 ‘베블런 효과’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베블런 효과’ 카드뉴스 보러가기 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170124010008543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야 다그칠 수 없지만 이런 행태는 분명 ‘失’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와 자신을 동일시 해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에 아이를 위해서인지 부모 자신을 위한 일인지 혼돈을 가져올 수 있는 겁니다.

설령 아이를 위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자립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주고 필요한 것을 다 사준다면 아이는 오로지 만족감만을 느끼며 부모에 의지하게 되지 않을까요?

오늘도 부모는 아이를 위해 지갑을 엽니다. 지금 쓸 돈은 정말 내 아이를 위한 옳은 투자처가 맞나요?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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