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신발부터 주사까지 ‘블레임룩’ 이모저모

박민지 기자
입력일 2017-01-18 07:00 수정일 2017-01-18 07:00 발행일 2017-01-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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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남자주인공 베르테르는 평범한 서민입니다. 그는 귀족여인과 사랑에 빠지지만 신분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현재까지 이 소설은 역대 베스트셀러로 손에 꼽히고 있습니다.

소설이 인기를 얻자 도자기 회사 ‘마이센’은 소설 속 장면을 상품에 그려 판매했습니다. 그 안에서 베르테르는 파란색 점퍼와 황색 베스트를 입고 있죠.

사람들은 베르테르의 옷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베르테르를 우상시하는 마니아가 늘면서 대학 당국은 ‘착용 금지령’까지 내리기도 했습니다.

TIP. 베르테르 효과

베르테르의 자살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가 발생, 베르테르 효과는 유명인의 자살로 비슷한 처지의 일반인 자살률이 높아지는 현상

블레임룩(Blame Look)

영어 블레임(blame 비난)과 룩(look 외모)의 합성어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 대중 앞에 등장했을 때 의상에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입니다. 화장품, 액세서리, 신발 등 심지어 재벌립밤까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능력 있는 부모가 사줬을 정유라 패딩

최순실 딸 정유라가 덴마크에서 체포될 당시 입고 있던 패딩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N사 패딩이 아니냐’는 소문이 퍼져 곤욕을 치르기도 했죠.

비선실세는 프라다를 신는다?

최순실이 검찰 조사에 출석하면서 몰려든 인파 속 신발이 벗겨지는 해프닝이 발생했습니다. ‘악마라 명품 프라다를 신었느냐’며 비난했습니다.

블레임룩의 시초 무기수 신창원 티셔츠

1997년 무지개색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탈옥수 신창원이 검거 됐을 당시 입었던 옷입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의 이른 바 ‘짭퉁’으로 블레임룩의 시초가 되었죠.

하다하다 블레임주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무면허 의료진에게 정맥주사를 투여 받아 피부 관리에 매진했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VIP주사를 찾는 일반 시민이 늘어난 겁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회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이들을 동경하는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진한 서울턱치과 원장은 “피의자가 고가패딩을 입었다는 것만으로 이슈가 되는 자체가 외적아름다움을 갈구하는 사회적 현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입은 옷, 투여한 주사종류까지 회자될 만큼 많은 사람의 시선이 ‘나’에게 쏠려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들은 과연 ‘이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했을까요?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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