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대한민국 아이들의 꿈은 ‘대학진학’ 인가요?

박민지 기자
입력일 2017-01-13 07:00 수정일 2017-01-13 07:00 발행일 2017-01-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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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부진의 여러 원인 중 근본적인 한 가지, ‘과도한 사교육비’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전국 도시 근로자 2인 이상 가구는 한 달 평균 학원·보습교육에 22만6576원을 지출했습니다. 2015년 같은 기간보다 21만 4492원으로 6% 정도 늘었습니다.

6%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감이 안 오시나요? 1년 동안 소비자물가는 평균 1% 증가합니다. 사교육비는 6배나 뛴 셈입니다.

사교육비 뿐 아니라 다른 소비도 증가한 것은 아닐까요?

다른 소비는 일제히 줄었습니다.

식료품·비주류음료(-4%)

주류·담배(-1%)

보건(-8%)

통신(-3%)

오락·문화(-1%)

경기가 끝없이 나빠지는 이 시대에 부모는 당장 먹고 입을 것보다 아이의 미래를 택한 셈인데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면서도 사교육비 씀씀이는 도리어 늘린 겁니다.

저소득층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중산층 이상은 처분가능소득의 10%를 사교육에 쏟고 있었습니다. 교육 기회 불평등으로 빈부의 세습이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현상이죠.

사교육 부담은 오히려 더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초등교과서 한자병기가 계속해 화두로 오르자 학부모 10명 중 7명은 한자 사교육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교육시민단체에 따르면 학부모 76.9%가 한자 사교육부담을 갖게 될 것이라 답했죠.

얼마 전에는 하다하다 2살배기 아이도 사교육을 받는다는 조사가 나와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사교육 열풍이 이제 말문이 막 트인 아이에게까지 미치고 있었습니다.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만 5세 아동 10명 중 8명 이상(83.6%), 만 2세는 10명 중 3명 이상(35.5%)이 사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주로 한글, 독서, 논술 등 국어 수업입니다.

영유아 주의집중 가능시간은 보통 3~5분 정도기 때문에 사교육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지만 여전히 부모들은 사교육이 적당하거나 오히려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적당하다 69.4%

부족하다 26.9%

-육아정책연구소 만 2세 부모 대상 설문조사 中-

전문가들은 과도한 사교육은 오히려 불안과 공격성을 키운다고 지적합니다. 정서발달을 위해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놀며 사회성을 기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죠.

말문을 여는 순간부터 사회에 나가기까지 나라에서 알려주는 지식보다 먼저 혹은 많이 알기 위해 아등바등 애를 쓰고 있습니다. 나이에 맞게 학습하며 주입 당하지 않고 즐기며 경험으로 배우는 교육은 아직도 먼 나라 이야기인가 봅니다.

극성인 부모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럴 수밖에 없는’ 사회입니다. 대한민국 아이들의 꿈은 ‘대학진학’ 인가요?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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