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경기불황에 올해 보험 해약 사상 최고

정다혜 기자
입력일 2016-12-25 18:07 수정일 2016-12-25 18:07 발행일 2016-12-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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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환급금 규모 지난해 최고치 20조원 경신할듯
올 3분기 기준 전년比 생보 6.8%, 손보 0.8% 증가

불황으로 ‘먹고살기’가 팍팍해진 서민들의 보험 해약이 급증하고 있다. 가계의 마지막 보루인 보험 해약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살림살이가 힘들어질 때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올해 3분기 보험계약 해지환급금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8%, 0.8% 늘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해지환금급 규모가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 해지환급금 증가…경기불황 여파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 해지환급금은 2010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6년 3분기에는 14조641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 상승한 금액이다.

보험 해지환급금 규모는 경기순환 과정에서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장기화된 경기불황으로 인해 가계재정이 어려워진 보험 가입자가 계약을 해약해 보험 해지환급금 규모가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먹고 살기가 빠듯해지면 지출 순위 중 보험료를 먼저 줄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지환급금 비율은 2010년 1.1%에서 올해 2분기 기준 1.4%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 해지환급금 증가 속도가 경제성장 속도를 지속적으로 초과하고 있는 것이다.

노후 생활비 보장이나 질병등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을 든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가계 안정에 상당한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지환급금 규모 급증…작년 20조 경신할 듯

경기불황이 고착화됨에 따라 가계재정이 어려워지면서 서민들이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한 보험을 해약하는 움직임이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3분기 생명보험 해지환급금은 전년 동기보다 6.8% 증가했다. 올해 8월 기준 손해보험사의 저축성·보장성 등 장기보험에 대한 해지환급금도 작년보다 0.8%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된다면 올해 보험계약 해지환급금은 2000년 이후 최고치인 지난해 20조원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화된 경기불황으로 인해 보험을 해약하는 가입자들이 증가하고 있으나 보험 상품은 특성상 초기에 사업비를 많이 공제하기 때문에 중간에 해지하면 원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특히 연금저축의 경우 중도해지시 16.5%의 기타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를 부담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 해약 전에 보험금 감액, 특약해지, 자동대출 납입 등의 기능을 활용해 보험을 유지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임태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의 예상보다 해약이 증가할 경우 보험사의 건전성과 유동성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경기하강 국면에 보험가입자의 해약이 증가하기 때문에 경기불황기에 특히 해약률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다혜 기자 appl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