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선강퉁, 통일 없는 증권가에 투자자만 불편

유병철 기자
입력일 2016-12-07 15:14 수정일 2016-12-07 15:14 발행일 2016-12-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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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철  금융 증권부 기자
유병철 증권부 기자

‘후이촨기술’, ‘회천기술’, ‘회천테크놀로지’, ‘이노방스’

모두 중국의 자동제어제품 제조기업인 후이촨기술(匯川技術)을 한국에서 지칭하는 용어다.

최근 기자는 선강퉁 시행과 관련, 증권사로부터 유망 종목을 추천받았다. 엑셀로 이를 정리해서 통계를 내려 시도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종목명만 봐서는 같은 기업인지 다른 회사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았다. 결국 대부분의 종목을 검색해서 종목코드를 맞춰보며 하나하나 따져볼 수밖에 없었다.

그간 중국시장은 적격외국인투자가 자격을 얻지 못한 일반인에게는 ‘별세계’였다. 그림의 떡이기에 굳이 공부할 필요도 없었다. 증권사들도 중국 관련 리포트를 종종 냈지만 중국에 관심이 있는 일반 투자자나 기관투자자를 위한 서비스 차원이라는 면이 강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후강퉁에 이어 선강퉁이 열리면서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중국에 투자하는 게 가능하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총 16개사가 앞다퉈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고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중이다.

증권업계는 서비스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가 참고할 리포트는 중구난방이다. 이럴거면 처음부터 공동의 지침을 마련해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어려워 보이지도 않는다. 이미 증권사는 올 상반기에 한차례 연대에 나선 적이 있다. 지난 4월 3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금융투자협회에서 이른바 상장사 갑질 논란과 관련해 긴급 브리핑을 갖고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외압 때문에 일이 어려워서 뭉칠 수 있었다면, 투자자를 위해서도 가능할 것이다. 리서치의 본질은 서비스가 아닌가. 내부에서 용어만 한번 더 확인하고 바꿔주면 되니 힘들어 보이지도 않는다. 이런 것이야말로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아닐까.

유병철 증권부 기자 ybstee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