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회 권리 최대한 보장" 성명…내자로터리 행진은 불허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11-12 17:06 수정일 2016-11-12 17:37 발행일 2016-11-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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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 행진 불허… 종로·을지로 등 혼잡 극심 예상
광장 메운 시민들
광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12일 오후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청광장까지 가득 채우고 있다. (연합)

서울지방경찰청이 12일 이례적으로 시민들의 집회·시위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경찰이 이례적으로 성명까지 내며 평화시위를 당부한 배경은 이번 3차 촛불 집회가 1987년 6월 항쟁 이후 최대 규모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12일 서울시청 일대 서울광장 집회에 25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있다.

집회를 주도하는 ‘민중총궐기투쟁본부(민투본)’는 50~100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찰 추산을 기준으로 봐도 역대 최대 규모 촛불 집회였던 2004년 3월 21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참가인원(13만명)을 훌쩍 넘는다. 이는 서울광장뿐 아니라 이곳에서 500m가량 떨어진 광화문광장과 주변 도로까지 꽉 채우는 규모다.

경찰은 이날 집회의 질서 유지를 위해 경기·충청 등 다른 지역 경찰력을 동원해 경찰 272개 중대 2만5000명을 투입해 혹시 일어날지 모를 충돌이나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현장에 투입되는 경찰은 평상 근무복이 아니라 군복 형태로 된 기동복으로 복장을 통일한다.

집회 주최 측은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본집회를 연 뒤 오후 5시부터 종로, 을지로, 의주로 등 서울 도심 곳곳을 거쳐 청와대 진입로인 내자동로터리까지 5개 경로로 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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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도심 촛불집회 신고 행진 경로

경찰은 최소한의 교통 소통 확보를 이유로 내자동로터리를 낀 율곡로 남쪽까지만 행진을 허용했다. 그러나 주최 측이 경찰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이날 법원이 받아들여 내자동로터리까지 행진이 가능해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청와대와 가까운 내자로터리까지 행진을 불허하고, 신문로빌딩(신문로1가)∼국민은행 광화문역지점∼세종대왕 동상∼선일빌딩(우정국로51)∼부남빌딩(삼일대로447)으로 이어지는 선까지만 행진하도록 허용했다.

경찰 측은 내자로터리까지 행진을 허용하면 많은 사람이 좁은 공간에 모이기 때문에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며 내자동로터리 행진을 불허한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허용된 코스를 벗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구간별로 차벽을 세우고 후방에 살수차도 대기시키기로 했다.

행진이 끝나면 오후 7시께부터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광화문 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열린다.

문화제는 방송인 김제동·김미화, 가수 이승환·정태춘 등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발언,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이후에는 광장 일대에서 텐트 농성과 시민 자유발언 등으로 다음날까지 ‘난장’ 행사가 이어진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