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대우조선 4조2000억원 내에서 자본확충…채권단과 합의”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11-01 16:06 수정일 2016-11-01 16:22 발행일 2016-11-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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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계획했던 2조원 이상…수은은 영구채 선호”
“대우조선 정리, 더 큰 비용 초래”
질문 답하는 이동걸<YONHAP NO-2072>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 7층 회의실에서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에 관해 브리핑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일 대우조선해양의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4조2000억원의 지원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자본확충을 하는 데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에 대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정상화방안에서 나왔던 2조원을 웃도는 규모의 자본확충을 해서 재무상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이를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해 내년 3월 이내에 주식거래가 재개될 여건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출입은행의 경우 “영구채 인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아직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내부적으로 절차를 밟고 있다며 구체적인 자본확충 규모를 밝히지 않았으나, 산은에서는 지난해 계획했던 2조원 이상을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본확충에 앞서 산은이 보유한 약 6000만주의 주식은 무상감자로 전액 소각하는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인력감축 규모를 늘리고 시기를 앞당기는 한편 자산 매각도 2017년에 마무리하려면 노사의 고통 분담과 폭넓은 협조가 필요하다”며 “채권단은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대우조선을 반드시 정상기업으로 연착륙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우조선의 향후 구조조정 방향으로 우선 상선·특수선을 중심으로 매출 7조원 규모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도록 설비·인력·관리체계를 전면 재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본확충과 자구노력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나면 인수합병(M&A)을 신속하게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회장은 “시장의 여건이 중요하지만, 조선업 발전과 경쟁력 강화라는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의 구조조정 경과에 대해서는 “2015년 7월 이후 지금까지 66척의 선박이 인도·정산을 완료해 원가를 회수하고 선수금환급보증(RG)도 줄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2018년까지 모든 자회사를 정리하고 서울 본사도 매각해 모든 자원을 옥포에 집중하고, 1400여명의 명예퇴직을 마무리해 연내 1만명 미만, 2017년 8500명 미만으로 인력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부실 해소 비용과 국가 경제 등을 고려하면 금융지원으로 대우조선을 소프트랜딩 시키는 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전날 정부가 발표한 ‘조선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서 ‘조선 빅3 체제’를 유지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대우조선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상황이라며 “현 시점에서 대우조선을 정리하는 것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국가경제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한다”고 덧붙였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