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있는 기업 중 26.6%가 영업적자…기업 10곳 중 3곳은 돈 벌어 이자 못 갚아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요 부족의 영향으로 보이지만 제조업의 경쟁력 자체가 줄었다는 우려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업들의 수익성과 안정성은 개선됐지만, 빚이 있는 기업 10곳 중 3곳은 여전히 수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할 정도로 부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은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5년 기업경영분석’을 발표했다.
금융회사를 제외한 영리기업 57만4851개(제조업 13만748개, 비제조업 44만4103개)를 조사한 결과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연간 매출액증가율은 2013년 2.1%에서 2014년 1.3%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0.3%으로 급락했다.
매출액증가율은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매출액증가율이 0%대 증가에 그친 셈이다.
특히 제조업 매출이 3.0% 줄었다.
제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2014년 -1.6%로 1961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제조업 매출이 줄어든 것은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의 공급 과잉에 따른 철강제품 가격 하락의 영향이 크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제조업 가운데 대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이 2014년 -0.4%에서 지난해 -4.7%로 나빠졌다.
중소기업은 4.4%에서 8.0%로 상승했다.
다만, 기업규모별 통계의 분류기준이 달라지면서 대기업 개수가 크게 줄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의 매출액이 지난해 15.2% 급감했고 금속제품도 6.8% 줄었다.
비제조업은 매출액이 지난해 3.4% 늘었지만 증가율은 2014년(4.1%)에 비해 0.7% 포인트(p) 낮아졌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가스는 도시가스 요금 인하 등의 영향으로 10.8%나 줄었다.
반면 부동산·임대업은 23.2% 급증했다.
지난해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호조를 보인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총자산 증가율은 5.7%로 2014년(4.3%)보다 올라갔다.
◇ 빚 있는 기업 10곳 중 3곳 돈 벌어도 이자 못갚아…조선업 부채비율↑빚이 있는 기업의 3분의 1은 여전히 수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할 정도로 부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353.3%로 지난 2014년의 284.5%보다 68.8%포인트 급등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수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
그러나 수익으로 이자를 제대로 갚지 못하는 기업이 여전히 많았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지난해 31.5%로 2014년(32.1%)보다 0.6%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국내 기업 10 곳 중 3곳은 여전히 은행 빚도 못 갚고 있다는 뜻이다.
또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 기업의 비중은 2014년 26.5%에서 지난해 26.6%로 커졌다.
약 7만3000개 기업이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의 안정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은 2014년 134.5%에서 지난해 128.5%로 하락했고 차입금 의존도도 32.2%에서 31.5%로 떨어졌다.
그러나 구조조정 대상인 조선업의 부채비율은 251.5%에서 355.8%로 악화했다.
기업규모로 보면 대기업의 부채비율이 107.7%로 중소기업(182.0%)보다 낮았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대기업이 27.3%로 중소기업(39.4%)보다 낮았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