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0%대 터널 갇혔나?’…내년도 암울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10-25 17:34 수정일 2016-10-25 18:48 발행일 2016-10-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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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0.8%→0.7%’
건설·재정투자로 버텼지만 갤럭시노트7 사태 등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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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경제가 0.7% 성장하며 나름 선방한 모습을 보였지만 갈수록 경제 체질은 허약해지고 있다. 올 하반기에 이어 내년까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불황 속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후폭풍이 염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조선, 해운업 구조조정 본격화와 더불어 김영란법에 의한 한시적인 소비위축 예상, 현대차 장기파업,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생산중단 사태 관련 산업의 위축으로 앞으로 전망은 더 어둡다.

이처럼 분기별 0%대 성장률이 장기간 지속되는 점은 우리 경제가 연간 3%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현실을 보여주는 셈이다.

올해 3분기는 부동산 관련 건설투자가 경제성장을 이끌었으나 미래는 불안하기만 하다. 게다가 설비투자는 뒷걸음치고 있다.

건설투자는 2분기에 견줘 3.9% 늘면서 GDP(국내총생산)의 지출 부문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전기대비 건설투자 증가율은 올해 1분기 6.8%, 2분기 3.1%에 이어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반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민간소비는 0.5%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증가율이 2분기(1.0%)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자동차 내수 판매의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분기에 2.8% 성장했던 설비투자는 3분기에는 0.1% 줄어드는 역주행을 했다.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반품 및 생산 중단 사태와 부정청탁금지법이 수출 및 내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 4분기 성장률을 낙관하기 힘들다.

민간과 정책 경제연구기관들 역시 경제 전망이 좋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 다수의 민간 기관들과 정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4분기 국내경제성장률이 0%대 초반의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성장률이 0%대 초반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고 심지어 한국경제연구원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2%로 전망한 뒤 분기마다 0.1%포인트씩 낮췄다. 이제는 2.8%로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 2.8%도 장밋빛 전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그동안 민간기관보다 높은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다가 수정을 거듭하며 빈축을 사왔다.

한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3.0%)보다 낮지만, LG경제연구원(2.2%), 현대경제연구원(2.6%)보다 높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