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300조원 시대…대출 대신 갚는 '신용보험' 뜬다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10-24 16:56 수정일 2016-10-24 17:00 발행일 2016-10-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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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도 신용보험 판매 가능…대출 활성화·은행 자산건전성 강화에 한몫
죽거나 암에 걸리는 등 예기치 못한 사고로 대출금을 갚기 어려울 때 이를 보험사가 대신 갚아주는 ‘신용보험’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가계부채 급증으로 은행들의 대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신용보험에 대한 매력이 커짐과 동시에 판매 채널이 은행에서 GA(법인보험대리점)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GA를 통해 단체신용생명보험의 판매가 가능하다는 법령해석을 전달받았다.

대출모집법인이 자회사 GA를 설립, 소속 대출상담사들이 보험설계사도 겸업함으로써 은행의 대출상품과 함께 카디프의 신용생명보험을 판매토록 하는 방식이다. 즉 대출모집을 하면서 신용보험을 판매하는 것은 꺾기(구속성 보험계약 체결)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신용보험은 보증보험과 달리 채무에 대한 구상권이 없어 피보험자가 대출금을 못 갚더라도 가족에게 채무가 상속되는 것을 방지하는 등 경제적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대출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 가입을 제공하거나 개인 혹은 단체보험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 돼 있고,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대출을 받기 위해서 의무적으로 신용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업계는 신용보험에 대한 판매채널 확대를 통해 침체돼 있는 시장의 활성화가 이뤄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가계부채가 1300조원에 달하고 정부가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에 가계대출 건전성 감독규제와 영업규제를 강화하는 등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신용보험의 인기는 더 커질 전망이다.

올 7월 은행의 가계대출은 6조300억원 늘었고, 8월에는 8조600억원, 9월은 6조1000억원이 증가하면서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실제 신용보험의 판매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카디프생명에서 판매중인 신용생명보험은 지난해 상반기 판매가 1044건에 그쳤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3886건으로 1년새 3.7배 성장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용보험 판매 채널 확대처럼 관련 규제 완화가 앞으로 지속된다면 은행권과 보험권 둘 다 상품 확대를 위해 자연스럽게 뛰어들 것”이라며 “은행입장에서는 고객의 부채상환 불이행에 따른 위험성을 낮춰 자산건전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가계대출 리스크에 대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