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해지환급금 사상 최대…생보 9조7000억원·손보 4조9000억원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10-23 10:05 수정일 2016-10-23 18:09 발행일 2016-10-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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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살림 탓+목적에 맞지 않는 상품 선택 오류…민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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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이 길어지면서 보험의 해지환급금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해지환급금은 만기가 다가오기 전에 고객이 계약을 깨고 찾아간 돈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25개 생명보험사와 16개 손해보험사가 고객에 지급한 환급금은 14조7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생보사의 해지환급금이 6월 말까지 9조7400억원이었고, 손보사의 저축성·보장성 등 장기보험에 대한 장기해약 환급금은 같은 기간 4조990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6월의 해지환급금 집계치인 14조600억원(생보업계 9조900억원, 손보업계 4조9700억원)보다 7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보험업계의 총 해지환급금 규모는 보험협회가 관련 통계를 별도로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새로운 최대치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불황으로 살림살이가 어려워지자 위험에 대비하는 경제적 보루인 보험부터 해약하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보험상품은 초기에 사업비를 많이 공제하기 때문에 중간에 해지하면 원금을 돌려받기 어렵다.

해지가 늘고 있는 만큼 민원 발생도 늘고 있다.

보장성보험의 대표상품인 종신보험이 많은데 연금형 종신보험을 연금저축보험으로 잘못 알고 가입하는 사례가 다수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종신보험 관련 민원 4265건 중 연금보험이나 저축보험으로 오인해 가입했다는 민원은 53.3%(2274건)으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해지환급금이 급등하는 것은 그만큼 가입자들의 생활이 어려워진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일부 보험소비자들은 목적에 맞지 않은 상품을 선택해 피해를 보고있으므로 가입시점부터 목적에 맞는 것인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