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브라이프’ 공격적 설계사 스카우트…생보사 긴장?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10-17 17:08 수정일 2016-10-17 18:03 발행일 2016-10-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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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내건 스카우트, 비용 부담·정착률 낮다는 우려
지난달 에이스(ACE)생명보험에서 사명을 변경한 ‘처브(Chubb)라이프’가 공격적으로 보험설계사 스카우트에 나서면서 업계의 관심과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처브라이프가 파격적인 리크루팅에 나서면서 다른 보험사들이 소속설계사들의 이탈을 우려하고 있는 모양새다.

처브라이프는 최근 설계사가 3명 이상 동시 입사할 경우 하나의 팀으로 인정하고 1년간 팀 실적에 따라 정착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던 설계사가 처브에 입사한 뒤 리크루팅까지 하는 경우 퇴직할 때까지 매달 리크루팅 보너스를 주기로 했다. 입사 2년 뒤부터는 판매 실적에 따라 등급을 나눠, 이에 따른 보너스도 지급한다.

이같은 정착지원금이나 리크루팅 보너스는 연간 최대 지급한도도 없어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처브라이프가 한국법인에 수백억원의 신규투자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처브라이프는 설계사 채널이 탄탄하지 못한 편이다.

처브라이프 소속 설계사는 총 729명(7월 기준)으로 서울(469명)과 부산(105명)을 제외하면 주요 대도시의 설계사 인력이 50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충북, 경남, 전북에는 설계사가 전무하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생보사 메트라이프생명(3875명), 푸르덴셜생명(2028명), AIA생명(1691명) 소속 설계사 인원과 비교해 차이가 크며, 메트라이프생명 설계사 규모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처브라이프 관계자는 “연말까지 최대한 인력을 확보하고 내년부터 전속채널을 통해 적극적인 보험 상품 판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다른 보험사들은 자사의 설계사들을 뺏길까 우려하고 있다.

처브라이프의 공격적 행보의 배경으로는 지난해 미국 에이스생명이 현지 보험사인 ‘처브’를 인수합병 한 이후 한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굳건히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공격적인 조직 영입은 영업조직 안정화에 부정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몇 년 전 외국계 생명보험사는 대대적인 경력 설계사 리크루팅을 단행했다. 수백억원대 사업비를 들여 능력 있는 설계사 영입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기에 반짝 성과를 거뒀으나 수개월이 지나자 차츰 영입한 설계사들이 떠나면서 해당 보험사가 후유증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파격적인 영입은 영업력 확대에 영향을 미치나 막대한 사업비 부담과 설계사 정착률을 떨어뜨려 결속력 약화와 고객 관리에 문제를 끼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