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수주 2건, 주채권은행 아닌 기업은행이 연이어 은행보증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10-13 08:43 수정일 2016-10-13 08:43 발행일 2016-10-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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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한도 여유 있어서”
삼성중공업의 은행보증(RG·선수금 환급보증)을 기업은행이 연이어 맡았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첫 수주를 따낸 지 2주만에 속전속결로 RG가 발급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금융권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12일 노르웨이 비켄(Viken)사로부터 수주한 유조선 4척에 대한 RG는 기업은행이 발급하기로 확정됐다.

앞서 지난달 30일 모나코에서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에 대한 RG도 기업은행이 발급했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은행들이 수수료를 받고 발주처에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RG 발급이 돼야 수주가 성사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RG 발급이 ‘수주의 최종 단계’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최근 들어 조선 업황이 나빠지면서 현대중공업 같은 대형 조선사도 RG 발급이 안 돼 한 달 가까이 마음을 졸여야 했으나, 삼성중공업은 수주와 동시에 기업은행을 통해서 RG 발급을 속전속결로 확정 지으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채권은행도 아닌 기업은행이 삼성중공업 RG에 잇따라 나선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도 최근 들어 조선업 부실을 우려해 RG 발급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은 다른 은행들과 달리 조선업 여신 한도를 축소하지 않아 한도에 여유가 있어서 RG를 발급했다는 입장이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