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은 현대·기아차 추석전 임단협 타결 가능할까?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9-07 17:17 수정일 2016-09-07 18:16 발행일 2016-09-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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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협상 마치고 나오는 박유기 노조위원장<YONHAP NO-3454>
지난달 24일 오후 현대차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협상을 마친 박유기 노조위원장이 나오고 있다.(연합)

한국지엠과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속속 올해 임금협상을 종결 짓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만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있다.

노조 파업으로 2조원대 매출 손실이 우려되는 현대자동차의 경우 신형 i30, 그랜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미국 수출 등을 앞두고 있어 자칫 임단협이 장기화할 경우 추가적인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7일 현대차 등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날 3시부터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24차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7일 잠정합의안이 78.05%로 부결되면서 노사 양측이 연일 머리를 맞대고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교섭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추석 전 타결을 노사 양측 모두 기대하고 있지만 장담할 수 없다”면서 “오늘 열리는 교섭에서 어떠한 결과물이 나올지는 전혀 예측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임금교섭에 참여하는 현대차 관계자들은 잠정합의안이 조합원들의 높은 득표로 부결됐다는 것을 감안해 양측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합의안을 마련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입장차가 워낙 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어느 한쪽이 ‘통큰 양보’를 결심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유기 노조위원장도 “2차 잠정합의안은 반드시 조합원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안이어야 한다”고 사측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조는 임금과 성과금을 비롯한 임금성 요구안뿐만 아니라 해고자 복직 등과 관련된 다른 안에서도 진전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사측에 촉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이날 열린 교섭에서도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중앙쟁대위회의을 열고 파업 등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투쟁 수위를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현재까지 노조의 16차례 부분파업으로 8만3600여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해 1조8500여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도 교섭이 잠정 중단됐다.

기아차 노조는 교섭을 잠정 중단하고 추석 이후 강도 높은 투쟁과 함께 교섭을 재개할 계획이다.

한편 국내 완성차 가운데 가장 먼저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지은 쌍용차를 필두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고 노조의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갈등이 깊었던 한국지엠의 경우 △기본급 8만원 인상 △격려금 650만원(타결 즉시 지급) △성과급 450만원(2016년 말 지급) 등 임금 인상과 미래발전전망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