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HB20' 브라질 중고차시장도 '싹쓸이'…'부품업계도 기대감↑'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8-18 15:32 수정일 2016-08-18 17:06 발행일 2016-08-18 9면
인쇄아이콘
2016051001000617700028441
현대차의 브라질 전력형 모델 ‘HB20’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오직 브라질의 브라질만을 위해 개발한 ‘HB20 시리즈’가 신차 시장은 물론 중고차 시장도 싹쓸이하면서 명실상부한 국민차 반열에 올랐다.

18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의 HB20 시리즈는 브라질 중고차 시장에서 불티나가 팔려나가고 있다. 없어서 못팔 정도로 매물로 입고되자마자 새 주인을 찾으면서 현지 중고차 거래 센터에서 HB20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일로 알려졌다.

HB20은 엑센트와 i20을 기초로 개발된 현대차의 브라질 전력형 모델로 2012년 처음 출시됐다. 차명 역시 현대차와 브라질의 영문명 앞자를 따온 것으로 오직 브라질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됐다. 현재 5도어 소형 해치백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스포츠형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HB20은 올 상반기 신차 시장에서도 7만8901대가 판매되면서 차종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경기 둔화로 신차 시장이 둔화한 가운데 중고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서 HB20 인기는 부품 등 자동차 보수 유지를 위해 진출한 한국 부품업체에도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올 상반기 브라질 신차 판매는 전년대비 25.4%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중고차 시장은 23.6%가 증가했다.

HB20 중고차 판매량은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으나 일부 고객은 입고되자마자 바로 구입해 직접 부품을 교체하고 수리해 사용하는 열성을 보일 정도여서 HB20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한국 부품사들도 덩달아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HB20 등 중고차 판매가 늘면서 보수 유지를 위한 부품 시장도 점차 활기를 띄고 있다”면서 “인기 모델은 고객이 노후한 부품을 직접 구매해 교체하는 겨우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브라질에서 자동차 보수 유지를 위해 판매된 부품은 전년대비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HB20이 신차와 중고차 시장을 휩쓸며 브랜드 이미지까지 끌어올리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HB20처럼 작고 견고한 차를 잇따라 선보이며 견제에 나선 것으로 미국의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지프 컴페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신흥국 전력형 소형 SUV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르노 역시 상품성을 개선한 경형 해치백 크위드 신형을 올 상반기 브라질에 선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HB20 시리즈는 개발 단계부터 브라질 시장을 고려한 브라질 전략 차종으로 현지 시장에 맞는 가성비를 갖췄다”며 “브라질 현지 공장이 있어 부품 수급과 원활한 AS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