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익성악화에도 두둑한 은행장 연봉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6-08-17 16:26 수정일 2016-08-17 16:34 발행일 2016-08-17 23면
인쇄아이콘
2016071001000583300025881
장애리&nbsp;금융부&nbsp;<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기자

은행장들의 상반기 보수가 공개됐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상반기에만 7억5100만원을 지급받아 시중 은행장 중 가장 높은 월급을 챙겼다. 급여 1억9200만원에 상여금으로 5억5900만원을 받았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각각 6억1300만원, 6억500만원의 보수를 상반기에 챙겼다.

‘적정한’ CEO(최고경영자) 연봉 수준은 기업 사정에 따라 다르다.

기업들이 CEO 연봉을 공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부터다. 정부는 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상장회사 등의 임원 보수 내역을 상세하게 공개하도록 했다. 보수가 임원의 능력과 실적에 맞게 산정되었는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당시 금융감독원장은 “경영 실적이 좋지 않으면 보상도 낮춰야 하는데 금융사 임원 연봉은 영업 성과와 관계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뛰어난 실적을 낸 CEO라면 응당 두둑한 보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매년 영업점과 ATM기기 수를 줄이고, 직원 보수에 엄격한 성과 잣대를 들이밀어 임금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과는 대비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국내은행이 벌어들인 당시순이익은 3조5000억원으로 2014년(6조원)에 비해 42.6% 급감했다. 2003년(1조7000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기록이다.

게다가 저금리 장기화, 조선·해운·건설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과정에서 향후 은행권의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일반직원이든 CEO든 합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는 것이 정의롭다. 신통치 않은 실적, 캄캄한 업황 전망 속 은행장들의 고액 연봉은 ‘합당한 대가’라는 잣대를 통과할 수 있을까.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