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네시스·그랜저에 치였던 '아슬란' 신형 '투입'…부활 신호탄?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8-15 15:31 수정일 2016-08-15 16:18 발행일 2016-08-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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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아슬란 (사진제공=현대차)

형(제네시스)과 동생(그랜저)의 인기에 눌려 빛을 보지 못했던 현대차의 ‘아슬란’이 내년 신형 모델을 통해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슬란은 4000만원대 수입차를 정조준하며 현대차가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실패작’이란 꼬리표를 달고 다니며 비운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단종설까지 나돌았던 아슬란의 신형 모델을 내년 선보이고 국내 고급차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내년 출시될 신형은 부분 변경모델로 정확한 제원이나 새롭게 적용될 신기술 등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그랜저보다 상위 모델인 만큼 올해말 출시되는 신형 그랜저보다 상품성이 더 뛰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명실상부한 최고급 세단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부여하기 위해 자사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라인업에 탑재된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 등 최첨단 기술을 대거 적용한다.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한 제네시스의 바톤을 이어받아 국내 완성차는 물론 수입차까지 뛰어들고 있는 4000만~5000만원대 프리미엄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산이다.

실제 4000만대 시장은 현대차를 포함한 국산차 점유율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2013년에는 28%까지 밀리는 등 수입차와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으로 분류된다.

아슬란은 지난달 판매가 80대까지 추락하며 단종설까지 나왔지만 현대차가 취약한 4000만원대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비롯해 일본 도요타, 미국 캐딜락 등이 4000만원대와 8000만원 이상의 최고급 세단을 동시에 선보이며 양면작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판매 저조에 따른 아슬란 단종보다는 신형을 통한 경쟁이 전체적인 판매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아슬란과 오는 11월 신형이 출시되는 그랜저를 활용해 4000만원대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고 제네시스 브랜드로는 최고급 세단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EQ900과 G80이 현대차 라인업에서 제외되며 고급차 라인업이 크게 악화된 것도 생사기로에 있던 아슬란에게는 단종을 벗어나는데 기회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중형차 이하 시장이 강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들어 자동차 시장의 무게 중심이 고급차 시장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면서 “자동차 업계도 박리다매 구조를 취할 수 밖에 없는 중형차 이하 시장보다는 고급차 시장이 더욱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슬란의 판매 확대를 위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