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곧 현실로?

권예림 기자
입력일 2016-06-29 07:18 수정일 2016-06-29 07:18 발행일 2016-06-2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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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예림의 SNS로 보는 글로벌 이슈] 다보스포럼이 주목한 2016년 10대 유망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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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2013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국제 정보기술 박람회 세빗(CeBIT)에서 시연된 휴머노이드 로봇 아일라(AILA)(AFP)

“먼저 첨단기술을 넣고 기분 좋은 상상, 즉 판타지(fantasy)를 양념 삼아 추가하라. 이제 잘 젓고 새롭게 펼쳐진 액션을 즐기자.”

최첨단 기술이 결집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만들기 위해 맞춤화된 완벽한 레시피라며 외신에서 떠돌아 다니는 우스갯소리 중 하나다.

물론 아직까지 현실은 이보다 훨씬 평범하고 지루하기 만하다. 그러나 세계경제포럼(WEF)이 올해 선정한 유망 기술을 떠올려 보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초지능을 갖춘 기계부터 실험실에서 태어난 인간, 전체 생물 종을 재설계할 수 있는 능력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와 관련해 26~28일 사흘간 중국 톈진에서 ‘하계 다보스포럼’이 열린 가운데 주목해야 할 2016년 유망기술 10개가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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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16년 10대 유망기술(출처:WEF)
◇10대 유망기술

1. 나노 센서와 나노 사물인터넷

=사물인터넷(IoT)은 오는 2020년까지 300억개의 연결 장치들로 구성될 전망이다. 이는 오늘날 인체의 순환을 돕거나 건축자재에 내장되는 나노센서를 의미한다. 나노센서가 연결되면 나노 IoT이 실현돼 의학과 건축, 농업, 의약품 제조업 등의 미래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2. 차세대 배터리=재생가능한 에너지 개발에 최대 장벽 중 하나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다. 최근 나트륨, 알루미늄, 아연 기반의 미니그리드(mini-grid) 전지를 이용한 에너지 저장 기술이 발달하면서 24시간 내내 도시 전체에 청정하고 믿을 만한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3. 블록체인=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거래장부인 ‘블록체인’ 기술이 뜨고있다. 비트코인으로 거래하면 각 당사자들의 전자장부에 거래 기록이 남는다. 지난해 한 해에만 이 분야에 10억달러의 벤처투자금이 몰려들었다. 블록체인으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영향은 시장과 정부의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하다. 4. 2D 소재=그래핀은 가장 잘 알려진 단일 원자층 소재다. 최근 그래핀의 생산원가가 급감한 현상은 2D 소재가 공기와 수질 필터부터 차세대 웨어러블기기 및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과 관련 있다. 5. 자율주행차=자율주행차는 아직 대부분 지역에서 불법이다. 그러나 환경오염 완화, 경제 활성화, 노인 등 사회적 약자 삶의 질 향상 등 다양한 사회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무기를 내세우며 자율차 합법화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6. 초소형 인체 장기=USB 사이즈의 초소형 인간 장기는 이전에 불가능했던 연구자들의 생물학적 행동원리의 관찰을 가능하게 만들어 앞으로 의학 연구와 신약 개발에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7.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신규 태양전지 소재는 기존의 태양전지보다 세 가지 측면에서 향상됐다. 손쉽게 제작할 수 있고, 어디에서든 사용할 수 있는 전천후 특성, 효율성이 개선돼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8. 오픈 인공지능 생태계=이전보다 개선된 자연언어처리 시스템을 공유하고 전례 없는 막대한 데이터가 결합되면서 개인의 재정·건강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 디지털 비서의 등장이 머지 않았다. 9. 광(光)유전학=이 기술은 빛과 유전학을 결합한 것으로 말 그대로 빛과 유전공학 기술을 활용해 뇌 신경세포(뉴런)의 활동을 조절한다. 최근 광유전학 기술 속도가 빨라지면서 뇌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치료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0. 시스템대사공학=시스템대사공학(Systems Metabolic Engineering)은 산업적으로 유용한 화학물질을 석유화학공정이 아닌 미생물로부터 대량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전략으로 기존 기술보다 좀 더 용이하고 저렴하다. 즉 미생물의 대사 기능 체계를 이용해 친환경적인 화학물질과 연료 등을 생산하는 기술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특히 기후변화나 한정자원 등 문제를 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분야는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주도해 시스템대사공학 전략을 종합적으로 수립했다.
WEF
<p>(출처:WEF)
◇개인 비서 로봇, 사람 감정 어루만지다WEF가 선정한 10대 유망기술 가운데 오픈 인공지능 생태계에 대해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AI 기술을 접목시킨 개인비서 로봇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최첨단 기술은 인간의 감정을 망각해왔다면 비서 로봇은 인간의 감정을 어루만질 수 있다. 가령 주인이 스트레스 받거나 배고플 때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에 맞춰 로봇이 해야 할 일의 중요도를 스스로 간파하고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 이 같은 AI 비서는 인간의 고유한 영역을 모두 넘어설 순 없겠지만 실용성 측면에서 매우 유용하다.

◇유망 기술이 간과한 리스크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면 교통사고 사망률이 줄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도로 사망률이 50% 감소하고 교통사고 비용도 절감되는 등 안정성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책임과 윤리 문제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광유전학의 경우 신경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치료를 도울 수 있는 강점이 있는 반면 신경세포 활성을 억제하는 데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한다.

결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보이는 단순함과 달리 현실적으로 유망 기술과 밀접한 리스크는 아직까지 뚜렷하지 않고 해법도 결코 간단치 않다는 평가다.

권예림 기자 limmi@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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