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프] 자유 만끽 '나홀로 휴가' 어디로 갈까?
"고등학교 친구들이 휴가 때 말레이시아에 가자고 하는데 어떻게 할까?"
어느 날 여자 친구가 여름 휴가 이야기를 꺼냈다. 반대할 이유가 없다. 연인이 아닌 친구끼리의 여행이 주는 재미를 잘 알기 때문이다.
그녀는 나의 동의를 구하고선 종일 말레이시아 이야기를 꺼낸다. 말레이시아 도착 전 반드시 들러야 할 면세점, 그곳에서 먹을 음식, 돌아올 때 사올 선물까지 그녀의 휴대폰엔 온통 말레이시아 관련 블로그가 즐겨찾기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제 나의 차례, 같이 여행을 갈 마음이 잘 맞는 친구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서로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반드시 같이 갈 이유가 없으니 노력하지도 않는다. 경험을 비춰 볼 때 남자들이란 대부분 그렇다. 결국 남은 건 싱글 여행이다.
#1. 일본… 엔화 상승, 그래도 싱글 천국
2위는 후쿠오카, 도쿄는 4위다. 이 추세에 대해 인터파크투어는 일본이 우리보다 한발 앞서 싱글 라이프 문화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지난 23일 100엔당 1083.2원이던 엔화는 브렉시트가 결정된 후 1164.49원(27일 기준)으로 상승했다.
이에 일본 여행 경비가 다소 높아지게 됐지만 여행을 취소할 만한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는 여행업계 전망이다.
국내 여행사의 여행상품은 보통 한 달 단위 고정환율을 적용해 계산되기 때문에 별도로 추가비용을 낼 필요가 없다.
다만 지금부터 개인이 숙박과 입장권 등을 예약할 경우 다소 손해를 볼 수 있다. 반면 브렉시트로 유로 환율이 낮아지자 유럽이 여름 휴가지로 급부상했다.
#2. 라오스, 여행지에서의 특별한 마주침만만한 일본과 부담스러운 유럽 사이에서 고민을 하는데 몇 년째 홀로 여름 휴가를 보낸 지인이 라오스를 추천한다. 그는 “tvN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을 보고 3박 5일간 여행을 다녀왔다”며 “물가가 싸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고 혼자 오는 사람이 많아 싱글끼리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라오스는 뉴욕타임스가 뽑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나라 1위’에 뽑힐 정도의 여행지다.
사람은 많지만 북적이지 않고 건물은 아담해 하늘을 가리지 않는다. 빌딩 숲을 빠르게 헤쳐 다녀야 하는 직장인에겐 이상적인 휴양지가 아닐 수 없다. ‘꽃보다 청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출연자들이 보트를 타고 레포츠를 즐기다 중간에 내려 다른 여행객과 술을 마시는 장면이다. 여행지에서 특별한 만남을 기대하는 사람에게 라오스는 그야말로 최적의 장소다.
◇ 현지인과 숙박 ‘에어비앤비’숙박공유사이트 ‘에어비앤비’ 덕분에 홀로 여행의 외로움이 줄었다. 사이트엔 자신의 집을 호텔처럼 내놓는 현지인들이 있고 여행객은 그 중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실제 숙식을 한 여행객의 생생한 리뷰가 있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저렴한 가격에 호텔보다 좋은 집에서 머물 수 있다.
에어비앤비의 가장 큰 장점은 현지인과의 생활이다. 현지인의 생활 공간을 공유하며 그들이 추천하는 맛집과 관광지를 둘러 볼 수 있다. 집에서는 그들과 대화를 할 수 있어 다른 숙박 시설에 비해 외로움이 덜하다.
최근 이 회사는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광고로 특별한 여행을 자랑한다. 실제로 여행지에서 현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 된다. 그것이 좋은 경험이든 아니면 그 반대든 상관없다. 그런 과정은 훗날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어 여행을 채운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