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증시에서 합리적 소통이란?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16-06-09 16:36 수정일 2016-06-09 16:39 발행일 2016-06-1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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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진기자수첩
유혜진 증권부&nbsp;<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기자

소통(疏通). ‘막히지 않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이라는 뜻이다.

요즘 주식시장에서 이해관계자 사이에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뜻이 안 통해 오해가 생겼다. 주가는 출렁였다.

지난 2일 삼성에스디에스(SDS)가 물류 부문을 떼어내는 등 사업을 쪼갠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02% 내렸다.

그러자 다음 날 한국거래소가 이 회사에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회사는 사업 분할을 고려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이나 일정을 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합병 등 추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3일 주가는 10.78% 급락했다.

현충일 연휴를 지난 7일, 이번에는 회사가 먼저 자율공시를 냈다. 향후 세계적으로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 경영 역량을 집중하고자 물류 사업 분할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나머지 사업도 전사 차원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삼성SDS 소액주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본사를 찾아간 이들은 회사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분할합병 계획이 없다고 했던 말을 뒤집었다고 항의했다. 온라인 서명 운동도 하고 있다.

삼성SDS 주가는 9일 현재 14만6000원으로 주저앉았다. 공모가(19만원)가 무너진 것은 물론이고 2014년 11월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이래 종가 기준 가장 낮다. 상장 직후 40만원을 웃돌았던 것은 과거일 뿐이다.

회사와 주주 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공시되지 않은 내용이 회사 관계자로부터 흘러나와 시장에 불확실성을 던졌다. 나중에 나온 공시도 두루뭉술하기는 마찬가지다.

시장 참여자 사이의 합리적인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새기게 하는 사례다.

유혜진 증권부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