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에도 성공적인 시리즈물이 있었으면 좋겠다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6-06-01 15:47 수정일 2016-06-01 19:17 발행일 2016-06-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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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문화부 기자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가니 이번엔 ‘엑스맨: 아포칼립스’가 왔다. 두 작품 모두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시리즈물로 신작이 나올 때마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점령한다. 반면 한국은 2편 이상 이어지는 시리즈물은커녕 속편도 제대로 제작되지 못하고 있다. 간혹 속편이 제작된다고 한들 전작보다 나은 경우가 거의 없다. 

최근 개봉한 ‘엽기적인 그녀2’는 누적관객수(영화진흥위원회 6월 1일 기준) 7만 5677명에 그쳤다. 배우 전지현의 존재 여부를 떠나 영화의 완성도 측면에서 미흡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듯 빅토리아가 출연했지만 그곳에서도 기대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중국 관객 역시 한국 팬들처럼 ‘엽기적인 그녀’를 추억하는 데 그쳤다.

‘전작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공식을 맹신하는 제작자와 달리 일부 감독과 배우는 속편 제작을 원하는 모양새다. 배우로는 악역에서 선한 이미지로 거듭난 김성균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해 개봉한 ‘퇴마: 무녀굴’에서 퇴마사로 열연했다. 영화 속 악령은 퇴치됐고 죽을 줄 알았던 여주인공이 다시 눈을 뜨는 것으로 작품은 끝이 났다. 속편 제작을 고려한 설정이다. 영화 인터뷰 당시 김성균은 “매년 여름 ‘퇴마’ 시리즈로 관객을 만나고 싶다”는 속내를 전했다. 하지만 관객수는 손익분기점인 100만에 크게 못 미치는 12만, 사실상 속편 제작은 힘들어졌다. 

얼마 전 개봉한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도 속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 김성균과 함께 출연한 이제훈은 “홍길동을 재해석한 이 작품이 이대로 끝나면 아쉬울 것 같다. 속편이 나오면 무조건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관객수는 손익분기점(300만 관객)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42만에 그쳐 속편 제작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국내영화와는 달리 할리우드는 올 하반기 다양한 속편을 들고 전세계 극장가를 찾는다. SF 시리즈를 대표하는 1996년 개봉작 ‘인디펜던스 데이’가 20년만에 속편으로 돌아온다. 23일 개봉을 앞둔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는 현실 속에서 흐른 20년의 세월을 그대로 영화에 담았다. 화려한 마술 쇼가 돋보인 ‘나우 유 씨 미2’도 7일 개봉한다. 그 외에도 ‘닌자터틀: 어둠의 히어로’, ‘제이슨 본’도 하반기 속편 기대작들이다.

바로 어제 시리즈마다 좋은 반응을 얻었던 ‘무서운 이야기’의 세 번째 이야기가 개봉했다. SF와 공포를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으로 영화를 본 관객의 반응은 좋다. 영화는 앞서 판타스틱 영화제의 칸이라 불리는 시체스영화제의 미드나잇 익스트림 경쟁섹션에 초청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곡성’으로 시작된 호러물에 대한 관심이 ‘무서운 이야기3’로, 국내 시리즈물의 성공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