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칭기스칸의 첨단기술사랑

이해익 경영컨설턴트 기자
입력일 2016-05-27 07:00 수정일 2016-05-27 07:00 발행일 2016-05-2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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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컨설턴트

칭기즈칸은 유럽과 아시아를 평정한 위대한 CEO였다. 그는 전쟁마다 승리했다. 그리고 적을 무자비하게 응징했다.

하지만 칭기즈칸이 절대 죽이지 않은 적진의 사람들이 있다. 바로 기술자들이다. 신기술을 지닌 자만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특히 숫자가 적은 그의 군대가 멀리 수만km를 달려가서 원정전쟁을 벌이자면 숫자적 열세와 속도를 반드시 기술력으로 보완해야만 했다.

그래서 칭기즈칸은 자기네 개발품이든 아니든 기술을 흡수하고 향상시키려고 무단히 힘썼다. 당시 충격적인 신무기는 훈족으로부터 지혜를 물려받은 말의 안장과 등자였다. 그는 이것으로 동유럽을 점령하고 로마까지 괴롭히며 흔들었다.

칭기즈칸군의 말은 마치 기수와 한 몸인 것처럼 날쌨다. 그것은 안장 때문이다. 로마 안장은 말 몸통에 가죽 끈으로 잡아매는 밋밋한 방식이었다. 반면 훈족 안장에는 나무 버팀목이 있었다. 앞뒤로 우뚝하게 올린 기둥과 안장머리는 말이 움직이고 달릴 때 기수에게 안정감을 줬다. 버팀목이 없는 로마기병들은 전투 중 균형을 잃고 툭하면 낙마했다. 또 칭기즈칸군은 등자도 활용했다. 등자란 말을 탈 때 두 발을 디디는 기구다. 말안장에 매달아 양쪽 옆구리로 늘어뜨리게 되어 있다. 간단하기 짝이 없지만 등자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등자에 발을 디디면 무게 중심이 아래로 내려가 고삐를 쥘 필요가 없다. 허벅지로 말 등을 조여가며 마상쇼도 가능하다. 앞으로도 뒤로도 탈 수 있다. 물론 옆으로도 밑으로도 말을 탈 수 있다. 이게 12~13세기 칭기즈칸을 무적의 정복자로 만든 신기술 신무기였던 것이다. 어떤 학자의 주장처럼 지난 1000년 동안 인류가 거둔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가 등자라고 할 수 있다.

최근 20세기의 가장 큰 기술혁명의 산물은 다름 아닌 정보기술 IT라고 할 수 있다. IT는 바이오테크(BT), 나노테크((NT), 환경테크(ET), 항공테크(ST), 문화테크(CT) 등과 어우러지며 21세기를 선도하는 신기술로 자리잡았다. IT의 총아 마이크로소프트는 신기술 소프트웨어를 통해 세계의 표준을 장악하면서 가공할 만한 거대기업이 되었다. 그래서 빌 게이츠는 세계 제일의 갑부 반열에 올랐다. 그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을 기부하는 자선사업가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한국정부도 생물산업과 정보기술, 광(光), 초전도, 멀티미디어, 환경설비산업 등을 21세기 ‘돌파산업’으로 선정하여 힘을 모으려 하고 있다. 요란하지는 않지만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한국형 소스 개발’에 여념이 없는 샘표식품의 박진선 CEO의 열정도 주목할 만하다. 장수기업의 저력을 살려 ‘우리의 맛’을 새롭게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열중이다. 일본의 ‘기코만’과 ‘미소 된장국’ 등이 세계화에 성공한 것은 타산지석이다. 경영혁신과 기술증진뿐 아니라 모든 구성원들의 마인드테크가 시너지를 냈기 때문이다. 한국은 대기업의 우렁찬 해외시장 개척도 소중하지만 강소기업, 중견기업들의 끊임없는 열정과 도전도 소중하다. 한국에 1만개 이상의 강소기업, 중견기업이 절실하다.

이해익 경영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