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올 경제성장률 3% 밑돌 가능성 있어”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3-30 17:07 수정일 2016-03-30 17:51 발행일 2016-03-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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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개발은행, 한국경제 올 성장률 3.3%→2.6%로, 내년 2.8% 하향조정
세계경제 회복지연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배경
이주열, 양적완화 요구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이 구조조정을 뒷받침하는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다소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에 미달할 것으로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외신보도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2.6%로, 내년 성장률을 2.8%로 대폭 하향 조정해 이 총재의 경제성장률 하향 발언과 궤를 같이 했다. ADB는 세계경제의 회복 지연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를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정부는 3.1%로 전망하고 있으나 민간경제연구소나 해외 IB(투자은행)들은 2%대 중반까지 낮추고 있다.

이 총재는 전날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의 ‘양적완화’ 주문에 대해 “중앙은행이 특정 정당의 공약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한은도 경제 활력 회복과 구조조정을 뒷받침하는 데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강 위원장의 양적완화 발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해석됐다.

이 총재는 또 경제성장률 하향 가능성의 요인으로 “지난 1, 2월의 국내경제상황을 보면 수출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또 내수회복세가 둔화되면서 1분기 성장세가 연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다소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총재의 발언에 따라 한은은 올 성장률 전망을 2%대 후반으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3.0%로 낮췄다.

한은은 다음 달 1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 금리 조정여부를 결정하면서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수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 총재는 앞으로 소비자물가가 한은이 설정한 중기 물가안정목표 2%를 밑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낮은 수준이 이어지다가 하반기에 상승폭이 점차 확대될 것이나 7월에는 (실제 물가가 목표를 6개월 이상 밑돌아) 설명책임을 이행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만 최근 들어서는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소비심리도 조금 개선되는 등 일부 긍정적인 신호들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유가가 반등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었고 외국인 증권자금 유입 등으로 국내 금융변수도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준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질문에는 “최근엔 금융시장 불안이 완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 경제 내부의 구조적 취약성, 대외수요 부진 등 기준금리의 효과를 제약하는 근본적 요인과 가계부채 문제 등이 상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