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거래소, '뿔난 망아지' 코데즈컴바인에 속수무책

김민주 기자
입력일 2016-03-28 16:35 수정일 2016-03-28 16:36 발행일 2016-03-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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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김민주
김민주 증권부 기자

최근 한국거래소는 코데즈컴바인의 ‘묻지마 급등’으로 홍역을 크게 치렀다.

적자 지속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이 난데없이 이달 동안만 500% 이상 폭등하더니 카카오를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라섰다.

코데즈컴바인의 폭등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지만 모든 것들은 ‘의혹투성이’였다.

시장은 유통주식수가 0.7%에 불과한 이른바 ‘품절주’인 코데즈컴바인의 주가 급등에는 조작 세력이 개입돼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러나 감시기관인 거래소도, 논란의 주인공인 코데즈컴바인도 “알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우려의 목소리에도 아슬아슬한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데즈컴바인은 결국 지난 17일 하한가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그러자 위험한 질주에 합승한 개미투자자의 곡소리가 종목 게시판 여기저기에서 끊이지 않았다.

거래소는 22일 유통주식 수와 비율이 기준을 밑도는 종목의 거래를 제한하는 품절주 대책을 뒤늦게 내놓았다. 그러나 이마저도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걸리면서, 지난해 12월24일 변경 상장한 코데즈컴바인은 규제에서 유유히 빠져나갔다.

그리고 이 회사는 다음 날인 23일 다시 10% 이상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에 거래소는 투자자들로부터 늦장 대응과 허술한 규제에 대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부실기업의 주가왜곡과 지수 산출 과정의 모순도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뿔난 망아지’ 마냥 코스닥시장을 헤집고 다니는 코데즈컴바인에 개미투자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투자 주의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질주에 합승하는 개미투자자들에게만 책임을 모두 돌릴 수는 없다. 소 잃고 고친 외양간마저 ‘부실공사’라는 비판을 거래소가 어떻게 대처할 지 지켜볼 때다.

김민주 기자 stella25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