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이자소득 32조로 20년 만에 최소…소비에 부정적 영향 우려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3-27 09:02 수정일 2016-03-27 16:46 발행일 2016-03-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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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계가 금융기관에 돈을 맡긴 대가로 벌어들인 이자소득이 20년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를 보면 작년 한해 가계 및 가계에 봉사하는 비영리단체(이하 가계)의 이자소득 잠정치는 32조178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9.5%(7조7974억원) 급감했다.

가계의 이자소득은 2011년 50조9708억원에서 2012년 48조8947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2013년 44조4791억원, 2014년 39조9760억원 등으로 4년 연속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는 1995년(29조7340억원) 이후 20년 만에 최소 규모다.

또 감소율 19.5%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5년 이후 1983년(17.9%)을 뛰어넘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감소액 역시 2002년(7조4434억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가계의 이자소득이 대폭 줄어든 것은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이 크다.

한은은 작년 3월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려고 기준금리를 연 2.00%에서 1.75%로 낮춘 데 이어 6월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1.50%로 다시 떨어뜨렸다.

국내에서 사상 처음 기준금리 1%대 시대가 열린 효과로 시중금리가 내려가면서 이자소득이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기준금리 인하가 시중통화량을 늘렸지만 가계 이자소득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기준금리 인하의 여파로 가계가 대출 등의 이자로 지출한 돈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가계의 이자지출은 32조407억원으로 2014년(38조3778억원)보다 16.5%(6조3371억원) 감소했다.

2005년(31조5443억원) 이후 10년 만에 가장 작은 수치다.

또 지난해 가계의 이자수지(이자소득-이자지출) 흑자는 1379억원에 그쳤다.

이는 2014년(1조5982억원)의 8.6% 수준에 불과하고 1975년(754억원) 이후 40년 만에 최소 수준이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