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페어플레이' 은행서도 기대한다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6-03-23 16:52 수정일 2016-03-23 16:59 발행일 2016-03-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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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리 금융부 기자

우리은행 한새의 우승으로 2015-16 여자프로농구가 끝났다.

우리은행이 통합 4연패를 달성한 지난 20일,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경기가 펼쳐진 부천 실내체육관에 있었다.

이 행장의 농구사랑은 유별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해 첫 홈 경기에 참석했다. 챔피온결정전이 있던 지난 16~17일에도 30여명의 임원들과 체육관을 찾았다. 은행의 슬로건 ‘강한 은행’을 강조할 때마다 농구단 얘기를 빼놓지 않았다. 6년 전까지만 해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던 팀에서 농구단 최강자로 우뚝 선 반전 스토리는 민영화 지연으로 사기가 떨어진 직원을 북돋기에 충분하다.

신한, KB국민, 하나은행 여자농구팀의 구단주를 맡은 은행장들도 모두 각별한 관심을 쏟고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학창 시절 농구대표를 지낸 경력이 있다. 지난해 여름 휴가때 강원 태백에 있는 농구단 전지훈련장을 방문하고 현장에서 연습경기도 제안해 시작 15초 만에 중거리 슛을 성공시켰다. 선수단 응원을 위해 장어즙을 전달한 일화도 유명하다.

함영주 하나은행장도 구장에선 흰색 응원 유니폼을 입고 응원구호를 외칠 정도로 적극적이다.

하지만 격변의 시대를 맞은 은행권은 스포츠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 같다. ‘국민재테크통장’이란 별명을 달고 출시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불완전판매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계좌이동제가 시행됐지만 상품개발보다는 과당경쟁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데 집중한다. 느슨한 내부통제 탓에 900억원대 사기대출이 또 다시 발생했다.

스포츠 정신의 핵심은 공정한 경쟁이다. 은행들도 농구선수들처럼 클린샷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장애리 금융부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