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고객 모십니다"…전용상품·특화 서비스 내놓는 까닭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3-22 15:47 수정일 2016-03-22 18:31 발행일 2016-03-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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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험사들이 기업 대표 등 고위층을 대상으로 한 전용상품 및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고위층 고객 확보로 보험사 로열티를 높일 수 있고, 이들을 통한 저비용·고효율의 법인영업을 할 수 있어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ING생명, 삼성화재 등 보험사들은 VIP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 출시를 비롯해 인맥 네트워킹을 활용한 사교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VIP 전용상품인 ‘삼성생명 헤리티지유니버설종신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의 최소 가입금액은 30억 원으로 고액자산가의 자녀 상속자금 확대와 상속세 재원 마련을 돕는다. 매달 2~3회에 걸쳐 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세미나를 진행하며 투자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한화생명도 지난달 자산가의 상속자금 마련을 위한 ‘경영인정기보험’을 내놓았다. 은퇴시기가 늦고 경제활동 기간이 긴 CEO와 전문직 종사자 등의 특성을 고려해 가입연령은 75세까지, 보장기간은 90세까지로 늘렸다. 이와 함께 매달 소규모 세미나를 열고 금융상품과 세무·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정보를 제공한다.

교보생명은 VIP 고객의 네트워킹을 돕기 위해 ‘노블리에 소사이어티’를 운영하며, VIP 고객들이 경영노하우를 함께 나누고, 인맥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가업승계나 가문재산 관리뿐만 아니라 인문학과 인간관계 등 폭 넓은 분야를 다룬다.

삼성화재 FP(Financial Planer)센터는 이미 2008년부터 VIP고객을 대상으로 법인전환·가업승계·조직관리·찾아가는 세미나로 구성된 4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NG생명은 VIP고객을 대상으로 세무자문 서비스를 비롯해 문화예술, 스포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법인 대표 및 임원, 전문직 종사자 등 고위층을 타깃으로 한 상품 출시와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경기침체 지속으로 소비가 위축돼 가계의 보험가입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보험가입률은 줄고 있다. 2006년 89.2%였던 생명보험 가입률은 지난해 85.3%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 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고 답한 사람도 같은 기간 72.4%에서 80.3%로 늘었다. 먹고살기가 팍팍해지니 보험을 해약하는 계약자도 늘었다.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객이 계약을 깨고 찾아간 생명보험 해지 환급금이 사상최대인 18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가계보험 가입여력이 어려워지는 추세에서 대표나 고위 임원 등을 공략하면서 법인 영업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VIP고객 대부분이 회사 대표나 임원 등으로 구성돼 이들을 대상으로 경영인 관련보험 등 고액의 보험가입을 유도 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단체보험 체결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험사입장에서는 저비용, 고효율영업이라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