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합의 먼저, 개인평가 시스템은 뒷전”… 4월초 노사 교섭 돌입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3-10 18:08 수정일 2016-03-10 18:23 발행일 2016-03-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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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왼쪽 여섯번 째) 금융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9개 금융공공기업과 함께 성과중심 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

금융위원회와 금융공기업이 노동조합 측에 성과주의의 신속한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관련 준비는 허술해 장기표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노조 측은 성과주의 도입 방안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다음 달 초 노사 간 산별교섭에 들어간다.

10일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은 금융위에서 권고하는 성과연봉제에 대한 합의를 노조 측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가장 큰 장벽인 ‘개인평가’에 대한 준비는 미흡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개인평가에 대한 직원들의 불신과 불만이 크지만 이를 어떻게 공정하고 정교하게 평가할지에 대한 시스템 도입 논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여러 직원이 협업하는 은행 영업 구조상 개인별 기여도를 평가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측의 도입 요구는 메아리 없는 외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의 성과평가시스템에 성과연봉체계를 적용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크다”며 “전반적인 틀을 모두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준비 없이 성과주의 합의를 요구하는 금융위원회와 사측, 그리고 이에 반대하는 노조측의 대립이 날 선 가운데 다음달 초 2016년 임금 단일협상 산별교섭이 시작될 전망이다.

은행권 대표 노동조합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산별교섭을 앞두고 사측에게 요구할 자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성과주의 도입 논의는 이달 말 임단협 산별교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그러나 금융노조에서 개별 은행 노조에 ‘성과주의 논의를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는 등 강력히 나서고 있어 성과주의 도입이 장기 표류할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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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