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막고 지문인증으로 금융거래…‘더 편리 더 안전’

이채훈 기자
입력일 2016-02-21 13:32 수정일 2016-02-21 16:27 발행일 2016-02-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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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규제 완화, 핀테크 서비스 발전으로 첨단 인증 방식 속속 도입…금융환경 변화 앞당긴다
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스마트 OTP카드에 공인인증서를 저장하는 서비스를 18일부터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KB국민은행)

금융당국이 전자금융거래시 OTP(일회용 비밀번호) 사용 의무를 상반기 안으로 폐지하면 인터넷·모바일뱅킹 인증 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미 금융권에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OTP 생성기, 생체인증 등 다양한 기술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잇따른 규제 완화, 왜?=금융당국은 인증방식 규제를 풀어 국내 금융권과 보안업계의 핀테크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인증 방식이 간소화·표준화돼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 인증 방식이 간소화되면 핀테크 개발 비용이 절감되고 융합 서비스 구현이 쉬워진다.

또 OTP를 없애면 고객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하는 불편이 사라지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없애는 순기능도 있다. 연내 출범할 인터넷전문은행은 대면 채널면에서 시중은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비대면 채널이 주가 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OTP나 공인인증서가 없는 방향으로 가고, 기타 시중은행들은 기존의 OTP나 보안카드 등 인증 체계를 개선·병행하는 쪽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OTP도 스마트하게 진화=비밀번호 유출 취약성이 드러난 보안카드를 대체하고자 등장한 토큰형 OTP는 소지가 불편한 단점이 있다. 해킹기술이 진화해 보안 위협으로부터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NFC(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OTP를 선보였다. NFC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에 카드를 대면 일회용 비밀번호가 자동으로 생성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 정도 크기에 비밀번호 유출 가능성도 감소했으며 토큰형과 달리 배터리가 닳을 걱정도 없다.

금융권은 현재 스마트 OTP 한 장으로 모든 은행에서 인증이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앞으로는 수신자 계좌번호, 거래금액 등의 금융정보를 연동해 비밀번호를 만드는 OTP 방식도 생겨난다. 해킹으로 번호가 유출되더라도 인출 피해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인인증서 의무 폐지로 생체인증 등장=KB국민은행은 최근 공인인증서 기능을 내장한 스마트 OTP카드를 선보였다. 악성코드 감염 우려가 없고, NFC 기능을 활용해 스마트폰에 카드를 갖다 대면 공인인증서를 인식하고 비밀번호 입력창이 뜨는 방식이다.

지문인식도 주목받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말 스마트폰 지문인증을 통한 예·적금 가입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올해초 모바일뱅킹서비스 ‘써니뱅크’의 인증 수단으로 지문인증을 추가했다. KEB하나은행은 이달 지문인증으로 계좌이체, 대출신청 등 금융서비스 대부분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3월 전자금융거래시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를 폐지한 결과로 향후 OTP 사용 의무 폐지로 인증 기술 발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계좌개설시 비대면 실명확인이 허용된 데다 OTP 의무가 사라지면 안전하고 간편한 인증 기술 도입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인데, 현재로서는 스마트폰 보안영역(트러스트 존), 유심(USIM) 칩을 활용한 인증 방식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채훈 기자 freei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