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EXO) '카이' 나오는 웹드라마 누가 만들었나 봤더니

이채훈 기자
입력일 2016-02-17 15:23 수정일 2016-02-17 16:55 발행일 2016-02-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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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영상 마케팅’ 붐, 이유는?
금융위, 웹드라마 ‘초코뱅크’로 금융개혁 전파…엑소 ‘카이’ 주인공
금투협, ‘이사(ISA)하라’ 공동 CF 방영…ISA 도입 앞두고 기선제압
홍보효과는 ‘만점’…민간 금융사에 홍보비 갹출 논란은 ‘옥에 티’
초코뱅크 2인 포스터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웹드라마 ‘초코뱅크’의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제일기획)

금융당국과 금융업권별 협회가 금융권의 변화상을 알릴 방법으로 ‘영상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2일부터 회원사 공동으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알리는 TV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이 광고는 ‘증권사로 이사(ISA)하라’는 카피로 아직은 금융소비자들에게 생소한 ISA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있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로 모을 수 있는 점을 ‘이사’로 표현한 것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2008년 금투협 설립 이래 금융상품 소개 목적의 TV광고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ISA 홍보와 함께 ‘국민 재산 늘리기’를 강조하는 금융개혁을 홍보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ISA 시행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최근 금융위가 은행권의 일임형 ISA 판매를 허용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은행과 증권사 어디에서나 신탁·일임형 ISA에 모두 가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신탁형 상품은 고객 지시에 따라 투자를 하지만 일임형은 투자 판단을 위탁받은 금융사에 운용 재량이 부여되는 점이 다르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시간’이란 기회를 갖고 있다. 제도 시행 한달전 갑작스럽게 은행에 일임형 ISA 판매가 허용됐기 때문에 다음달말 은행이 투자일임업 자격을 얻은 뒤 체제를 갖춰 해당 상품을 내놓으려면 최소 3개월 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ISA 출시 직후 증권사만 신탁·일임형 ISA를 모두 판매할 수 있는 3개월 가량의 ‘골든타임’에 대대적 TV광고 마케팅 등을 통해 ISA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초코뱅크 메이킹 필름
엑소 멤버 카이(사진 왼쪽)와 배우 박은빈(사진 오른쪽)이 주연을 맡은 웹드라마 ‘초코뱅크’의 현장 메이킹 사진. (사진제공=제일기획)

금융위원회의 영상 마케팅도 눈길을 끌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도로 웹드라마 ‘초코뱅크’ 제작을 후원하고 있다.

초코뱅크는 취·창업 등 청년세대의 고민에 급변하는 금융권의 변화상을 녹여낸 웹드라마로, 지난 15일부터 네이버 TV캐스트 등에서 감상할 수 있다. 광고기획사 제일기획이 드라마 기획에 참여했으며, 무엇보다 중화권 한류의 주역인 엑소의 멤버 카이가 주인공으로 나서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엑소 멤버들이 출연했던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가 국내 웹드라마 최초로 방영 한달만에 1000만 조회수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큰 흥행을 기대해봄 직하다. 실제로 초코뱅크는 첫회분 공개 사흘만에 전체 재생수(예고편 포함) 65만건을 돌파했다.

이처럼 금융계가 영상 마케팅에 공들이는 이유는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금융권의 변화가 업계의 판도는 물론 패러다임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과 증권사는 수익성보다는 저성장 시대에 절실한 주거래고객 확보 차원에서 ISA에 관심을 쏟고 있다. 초코뱅크에서 다루는 주제인 금융개혁과 핀테크는 금융당국은 물론 정부에서 추진하는 4대 개혁의 하나다.

한편 금투협이 방송광고를, 금융위가 웹드라마를 택한 이유도 눈에 띈다. ISA의 공략층인 3040세대는 TV시청에 익숙하지만, IT(정보기술)에 관심이 큰 1020세대는 주로 모바일·인터넷에서 영상을 보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채훈 기자 freei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