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좋지만… 은행의 '오픈마켓' 진출, 성공할까?

이채훈 기자
입력일 2016-02-15 17:10 수정일 2016-02-15 17:31 발행일 2016-02-15 6면
인쇄아이콘
시중은행, 전자상거래 플랫폼 사업 '명암'
농협은행, 경제지주에 모바일 전자상거래 플랫폼 이관
우리은행, 위비장터로 중소기업과 개인고객 연결 모색
위비뱅크
우리은행이 핀테크 전략의 일환으로 오픈마켓 사업을 추진중인 가운데 농협은행이 전자상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사진은 우리은행의 ‘위비뱅크’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우리은행)

시중은행이 저성장의 파고를 넘기 위해 공을 들이는 분야가 핀테크다. 그중 전자상거래 사업을 놓고 두 은행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은행이 핀테크 전략의 일환으로 오픈마켓 서비스를 추진하는 가운데 NH농협은행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여름 개점을 목표로 은행권 최초 오픈마켓 사업에 힘쓰고 있다. 모바일뱅킹서비스 ‘위비뱅크’와 연계한 오픈마켓 ‘위비장터’(가칭)를 열 계획이다.

이 사업은 모바일메신저 ‘위비톡’과 함께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주요 프로젝트다. 이 행장은 위비장터를 통해 우리은행을 한국의 ‘알리바바’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위비장터의 전략은 기존 오픈마켓과의 차별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위비장터 판매자들에게 중개수수료를 건당 1% 정도만 받을 방침이다. 기존 오픈마켓이 판매자에게 품목별 최대 건당 12%까지 수수료를 받는 것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위비장터는 영세상인과 중소기업 상품을 주로 취급할 예정이다. 의류 등을 취급하는 오픈마켓과 달리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지역 특산물 △인테리어 △문화 체험 등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소비자의 품을 파고 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도 IT(정보기술) 업체와 유통업체의 쇼핑몰 앱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한 금융 전문가는 “은행업은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다”며 “쇼핑몰 등의 분야에서 기존 유통업체의 노하우를 따라잡지 못하면 거꾸로 은행 이미지가 훼손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건은 위비톡 가입자 수가 일정 수준으로 많아져야 위비장터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도 카카오톡 가입자수가 일정 수준에 오르기 전까지 다른 사업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켰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비톡 가입자수를 외부로 공개하고 있지 않으며, 위비장터는 중소기업과 개인 고객을 연결해 주는 채널로 활용한다는 큰 방향에서 세부 내용을 조율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협은행은 오는 21일 전자상거래 플랫폼 사업인 ‘NH바로바로마켓’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종료할 방침이다. 지난 2012년 은행권 최초로 출시한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농·축산물을 간편하게 주문, 결제할 수 있어 주목을 받았지만 실적은 좋지 않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농협은행에서 먼저 개발했다”며 “농협유통을 담당하는 경제지주에서도 이를 개발해 업무중복 방지 차원에서 사업을 이관했다”고 말했다.

이채훈 기자 freei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