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이동걸 산은 회장 "한계기업에는 과감한 결단을"

이채훈 기자
입력일 2016-02-12 11:50 수정일 2016-02-12 11:50 발행일 2016-02-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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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12일 취임 일성으로 기업 구조조정 원칙 강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취임식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2일 취임사를 통해 직원들에게 기업 구조조정의 원칙을 확실히 세울 것을 강조했다. (사진제공=KDB산업은행)

이동걸 KDB산업은행 신임 회장이 12일 직원들에게 “한계기업에는 과감한 결단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기업 구조조정의 원칙을 확실히 세울 것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정책금융기관 본연의 임무인 공공성에 충실해 관리기업의 부실이 반복되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자”며 “자구노력이 없는 기업, 한계기업에는 과감한 결단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경쟁력 강화와 산업구조 개선을 지원하고, 국가경제의 흐름의 선순환을 돕는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산은이 기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와 잠재적 부실요인으로 재무구조가 나빠질 우려가 있다”며 “매 순간 냉철함을 잊지 말고 적당히 넘어가는 것이 없도록 깊이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취임식 직후 취재진에게 “경제가 어렵고 국가적인 난제가 많다”며 “그 중심에 산업은행이 있다고 생각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40년 금융인생에서 배운 것을 모두 쏟아내겠다”고 말했다.

이는 정책금융 경험이 없는 ‘친박’ 인사라는 세간의 우려를 씻어내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산은은 국책은행이자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정부 방침을 뒷받침하고 실행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

산은은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방안에 따라 지분 15% 이상을 보유한 118개사 가운데 91곳을 3년 내로 매각해야 한다. 특히 한계에 직면한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하는 것이 큰 과제다.

이에 대해 그는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휴일을 불문하고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며 “당사자들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공부하고, 상대방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최선의 해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구조조정을) 적당히 하지는 않겠다”며 “시장에 할 수 있는 얘기는 하면서 동의를 구할 것은 동의를 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회장은 산은이 브랜드와 맨파워에 비해 개혁과 변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지적하며 혁신과 변화를 동력으로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에 걸맞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앞장서자고 당부했다. 또 취임식이 열린 대강당 벽면에 자신의 이메일 주소가 적힌 현수막을 걸어놓고 직원과 소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채훈 기자 freei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