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ELS 팔 때도 군중심리를 조심하라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16-01-25 13:22 수정일 2016-01-25 16:41 발행일 2016-01-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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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진 증권부 기자

“하루에도 증권사 몇 군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주가연계증권(ELS)을 쏟아내더군요. 그게 정말 다 팔리나요?”

지난해 여름 어느 증권사 직원과 점심 먹으며 기자가 던진 질문이다. 상대는 “다 팔리니까 계속 내놓죠”라고 답했다.

소비자가 찾으니까 상품을 내놓는다는데,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당시 한 주가 시작하는 월요일이면 그주 금요일까지 판다는 ELS 보도자료가 증권사 5~10곳으로부터 밀려들어왔다. 수요일에도 3일 동안 공모한다는 ELS 보도자료가 꽤 많이 나왔다.

반 년이 지나 ELS 매물 폭탄이 손실 폭탄으로 돌아올 줄 누가 알았겠나.

다만 쏠림이 위험하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었을 테다.

그야말로 부화뇌동이었다. 많은 사람이 자기 생각이나 주장 없이 중위험 중수익 열풍을 따랐다.

지난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종가 기준으로 7년 만에 8000선이 무너졌다. 원금 손실 위험에 처한 ELS만 2조원 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추산한다. 투자자도, 증권사도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이제는 너도 나도 중도 환매를 고민하는 모양새다.

여기서도 군중심리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 본인이 가입한 ELS의 원금 손실 구간 진입 여부, 중도 환매 수수료, HSCEI 반등 가능성 등을 신중히 따져야 한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이 있다. 투자 자산의 종류·지역·업종·기업 등을 나눠 담는 분산 투자를 뜻한다. 분산 투자는 위험을 줄이려는 게 목적이다.

분산 투자야말로 지금 당국·업계·소비자가 아로새길 투자 덕목 아닐까.

유혜진 증권부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