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분양가 평당 4000만원 시대 본격화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5-11-22 17:51 수정일 2015-11-22 18:08 발행일 2015-11-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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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도를 보는 내방객 모습
반포래미안아이파크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현대산업개발)

서울 강남 분양시장이 3.3㎡당 4000만원 시대로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공급과잉 및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어서 강남의 고분양가 책정이 과거와는 달리 비강남권으로 청약·투자 열기가 확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서초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반포래미안아이파크’는 3.3㎡당 평균 4240만원의 분양가를 책정했다.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한 분양가라지만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이 4040만원의 가격을 내놓은 지 한 달여 만에 2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이 금액도 곧 갱신될 가능성이 높다. 반포지구에서 분양을 앞둔 ‘신반포자이(반포한양 재건축)’와 ‘아크로리버뷰(신반포한신5차 재건축)’의 경우 한강변과 가까운 입지를 내세워 앞선 단지보다 더 높게 가격을 책정할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이 같은 분양가는 청약자들의 관심 속에 진행된 강남구 삼성동의 ‘센트럴아이파크’(3997만원),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에스티지S’(3.3㎡당 평균 3851만원), 강남구 대치동 ‘대치SK뷰’(3929만원)을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3.3㎡당 평균 4000만원을 넘는 분양가는 어김없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강남이라 괜찮다”는 반응이다. 반포래미안아이파크 견본주택에는 22일까지 3일간 약 1만50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분양대행사 더감의 조윤호 본부장은 “분양가가 높다는 지적은 있지만 용적률과 건폐율을 낮춰 쾌적성을 높이고자 신경을 많이 썼다”며 “마감재도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수준을 유지한 만큼, 분양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요자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서초동에서 왔다는 30대 주부는 “분양가가 비싸긴 하지만 서초보다 교육환경이나 주거환경이 좋아 청약을 해볼 생각”이라며 “한강변이랑 멀어 아쉽긴 하지만 평면이나 마감재는 모두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반포동에 거주 중인 70대 부부는 “둘이 살기에 지금 집은 넓어 59타입으로 줄여 이사를 할까 생각 중”이라며 “예상했던 것보다 높게 나왔지만 지금 사는 집과 비교해 비싼 것도 아니고, 면적을 줄이면 돈도 남아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반포지역 시세를 이끄는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는 3.3㎡당 4000만원이 넘는 시세가 형성돼 있다. 심지어 올 들어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는 16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4900만원이 넘는 최고가를 기록했다. 반포자이 같은 면적도 15억4500만원에 팔렸다.

이동식 중개업소 일명 떴다방 관계자는 “연락처를 남긴 사람들 대부분이 반포·서초에서 왔다”며 “이미 반포일대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 3.3㎡당 4000만원이 넘는 분양가에도 수요자들이 거부감은 없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앞서 지난달 공급된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삼호가든3차 재건축) 미계약 물량은 부담일 수 있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전부터 삼호가든3차보다 서초한양이 더 비쌌고 선호도도 높았던 터라 푸르지오 미분양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신반포자이, 아크로뷰리버 대기 수요에 따라 분양성적이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