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없어지는 아파트, 테라스로 승부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5-11-16 16:42 수정일 2015-11-16 17:19 발행일 2015-11-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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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9.0_테라스 이미지
반도건설이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테라스하우스로 선보일 A98블록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9.0’ 테라스 이미지.(사진제공=반도건설)

고급주택에나 들어가던 테라스가 아파트와 오피스텔에도 속속 제공되고 있다.

건설사들이 선호도가 떨어지는 저층이나 최상층을 팔기 위해 마케팅 차원에서 기획했던 것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대중화되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확장형 평면의 확산으로 발코니가 없어진 상황에서 테라스가 발코니의 대안이 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발코니가 사라진 아파트와 애초 발코니가 제공되지 않은 오피스텔에 들어가는 테라스가 인기다.

흔히 베란다로 불리는 발코니는 세대 내부가 외부와 바로 접하는 것을 막아 열손실·결로 등을 방지하고, 화재 등의 사고가 났을 때 대피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실제로는 창고, 화단, 빨래건조 등의 용도로 요긴하게 쓰였다.

하지만 지난 2005년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되면서 서비스공간인 발코니를 방, 거실, 주방 등 내부로 끌어들이는 평면이 잇달아 소개됐다. 덕분에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실사용 면적이 33㎡(10평)가량 넓어지게 됐고,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설계가 개발됐다.

문제는 실사용 면적은 넓어진 반면, 발코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못하게 됐다는 점이다. 짐을 보관하고, 화단을 꾸미고, 빨래를 너는 등의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기술이 좋아졌다지만 외부와의 직접적인 접촉에 따른 결로도 100% 막기가 어렵다는 단점도 지적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100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분양할 때 발코니 비확장을 선택하는 사람이 1~2명 정도 나온다”며 “대부분이 발코니 확장으로 실사용 면적이 넓어진데 만족하지만 발코니가 없는 것에 대한 불만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근에는 테라스하우스 열풍과 맞물려 테라스를 추가하는 분양 단지가 늘고 있다. 발코니 확장이 된 세대에 테라스를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공간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발코니가 없어 불편한 점까지 개선해 수요자들을 사로잡겠다는 의도다.

테라스하우스로 가장 재미를 본 곳은 GS건설이다. 청라국제도시와 광교신도시에서 테라스하우스를 잇달아 공급해 각각 56대 1, 1569대 1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은 이달 신동아건설과 화성 동탄2신도시 A90블록에서 공급 예정인 ‘동탄자이파밀리에’에도 1층 세대 일부에 테라스와 다락방을 배치할 계획이다.

대림산업도 광교신도시에서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를 공급해 최고 407대 1로 마감한 바 있다. 이 인기를 잇고자 용인 처인구 일대 짓는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에 테라스하우스 75가를 계획, 내년 상반기 분양할 예정이다.

반도건설도 동탄2신도시에 A98블록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9.0도에 테라스를 선보인다. 삼성물산은 서울에서는 이례적으로 은평구 녹번1-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북한산 베라힐즈’에 테라스하우스를 공급한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