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예보 자회사로부터 400억 가져가나

유병철 기자
입력일 2015-11-15 09:29 수정일 2015-11-15 10:09 발행일 2015-11-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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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예금보험공사의 자회사로부터 400여억원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5일 대법원 3부는 LSF-KDIC 투자회사가 예보 자회사인 케이알앤씨(KR&C)를 상대로 “미화 3369만8000여달러(한화 약 393억원)와 한화 21억5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LSF-KDIC는 2010년 12월 론스타 펀드와 KR&C가 금융기관 부실자산을 처리하려고 50%씩 투자해 만든 자산유동화 전문법인이다.

문제가 생긴 것은 지난 2002∼2003년 737억원에 사들인 부산종합화물터미널 부지를 이듬해 1350억원에 매각하면서다.

LSF-KDIC는 토지를 매입한 업체에 용도변경을 약속했다가 무산되자 KR&C에 미리 분배한 선급금 일부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KR&C가 거부해 사건은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재판소(ICA)로 넘어갔다.

ICA는 2011년 4월 KR&C가 부지 처리비용의 50%와 중재판정비, 원고측 변호사 비용까지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국내 법원의 1·2심은 모두 KR&C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중재판정을 인정할 경우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반한다”며 원소 패소 판결했다. 2심은 “두 회사 사이의 중재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거나 ICA의 중재판정이 합의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 분쟁에 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같은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어진 것.

대법원은 ‘주주간 계약 당사자들이 분쟁을 합의로 해결하지 못하면 중재로 해결한다’는 론스타와 KR&C·LSF-KDIC 3자의 중재합의가 유효하다고 봤다.

또한 KR&C가 선급금을 받으며 써준 확약서가 중재합의상 ‘주주간 계약’과 관련이 없다는 원심 판단에도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