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래미안아이파크', 래미안이 앞에 붙은 까닭은?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5-11-12 15:45 수정일 2015-11-12 16:03 발행일 2015-11-1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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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사진제공=현대산업개발)

현대산업개발과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초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의 이름이 ‘반포 래미안아이파크’로 결정돼 눈길을 끈다.

주간사 현대산업개발이 아닌, 삼성물산의 브랜드 ‘래미안’이 이름 앞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컨소시엄을 이뤄 공동 시공하는 아파트가 늘면서 다양한 단지명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3개 이상 건설사가 참여한 경우 “시어머니가 찾아오지 못하게 일부러 어려운 이름을 지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새로운 단지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13일 견본주택을 개관하는 가락시영 재건축 아파트도 ‘헬리오시티’라는 이름을 지었다. 헬리오시티는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삼성물산 3곳이 시공을 맡았다.

하지만 건설사가 2개인 때는 새로운 단지명을 만들기보다 각 사의 브랜드를 이어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는 통상적으로 주간사의 브랜드를 앞에 배치하곤 한다.

이에 따라 서초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도 주간사인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가 앞에,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뒤에 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단지명은 그 반대인 ‘래미안아이파크’로 확정됐다. 분양을 고지하는 모든 자료에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순으로 시공사를 적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브랜드를 최종 결정한 조합 측은 삼성물산은 단지명을 지을 때 브랜드를, 현대산업개발은 지역명을 먼저 넣는 것을 감안했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두 건설사가 최근 분양한 아파트만 보더라도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김포한강 아이파크’로 이름을 지었다. 단지명에서 ‘래미안’은 브랜드가 나오고 지역이, ‘아이파크’는 지역 다음에 브랜드가 들어간다.

조합 관계자는 “두 건설사가 평소 단지명을 짓는 스타일을 고려할 때 ‘래미안아이파크’라고 부르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측도 “주간사라고는 하지만 삼성물산과 지분이 50대 50으로 같은 데다, 브랜드가 뒤에 붙는 게 기억에도 더 오래 남는 것 같아 조합 측과 상의해 ‘래미안아이파크’로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조합에서 ‘래미안’이 앞에 왔을 때 단지 가치가 더 높아진다는 것을 고려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지역과 같이 강남권에서도 ‘래미안’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조합 관계자 역시 “아이파크래미안으로 이름을 짓자는 얘기도 나왔지만 래미안을 앞에 세우자는 조합원 의견이 더 많아 최종적으로 래미안아이파크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강남지역, 특히 반포에서는 래미안퍼스티지의 영향으로 ‘래미안=최고가’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조합에서 아이파크래미안보다 래미안아이파크라고 했을 때 분양성이나 향후 시세 상승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