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박스오피스] 가장 비극적인 역사의 ‘이준익’식 재해석, ‘사도’ 추석 극장가 선점

허미선 기자,현예진 기자
입력일 2015-09-21 14:41 수정일 2015-09-21 16:01 발행일 2015-09-2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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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의 사극 ‘흥행불패’도 ‘불패’가 될 모양이다. 이준익 감독과 송강호, 유아인의 ‘사도’가 추석 극장가 선점에 성공했다. 개봉 주말 132만2485명의 관객을 만나며 단박에 박스오피스 정상에 섰다.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 하지만 지금까지 ‘역사적 사건’으로 다뤄졌던 영조와 사도 이야기는 이준익 감독을 만나면서 ‘가족’에 집중한다. 그간 사도세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콘텐츠와는 분명 다르다. 선입견처럼 폭발할 듯 내달리는 사도의 감정과 광기보다는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자 간 갈등에 집중한다.

왕위 옹립에 조력했던 신하들의 성화에 제 소신껏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처지의 왕이자 무수리 출신의 어머니를 둔 아버지 영조(송강호)의 콤플렉스는 영특했던 늦둥이 아들 사도(유아인)의 광기로 대물림됐다.

극은 분명 사도와 영조, 부자지간의 미묘한 대립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이야기는 ‘가족’에 초점을 맞추면서 사도의 죽음에 아버지 영조를 비롯한 가족에게 ‘구구절절’ 변명에 가까운 이유를 덧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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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건이 아닌 '가족'에 집중하는 이준익 감독의 '사도'.(사진제공=쇼박스)

뒤주에 갇혀 결국 죽음을 맞은 사도에 “세손을 살리기 위해서 였다”고 영조와 어머니 영빈(전혜진), 아내 혜경궁 홍씨(문근영)는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단 한순간도 아버지, 어머니, 아내이지 못했던 이들은 뒤늦은 후회와 사과를 전한다.

하물며 장성한 아들 정조(아역 이효제, 소지섭 특별출연)마저 스스로를 탓하며 사도가 뒤주 속에 죽어가면서 의지했던 부채를 들고 회한의 춤을 선사한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린다. 사도가 죽어가는 과정과 그 과정 중 느꼈을 감정을 세밀하게 묘사한 만큼 후반 가족들의 회한이 가슴을 파고 들어 지금까지 ‘사도’ 콘텐츠 중 단연 최고라는 평이 존재한다.

반면 마지막으로 쓰면 좋을 법한 인상적인 장면들이 병렬식으로 이어지며 사도의 죽음에 군더더기처럼 덧칠된 이야기와 감정이 몰입을 방해하기도 하다.

평이 어떻든 ‘가족극’이 차용하는 마지막이 늘 그렇듯 화해와 용서로 마무리하고픈 감독의 염원이 녹아든 기묘한 해피엔딩은 다소 아쉽다. 20일 기준 ‘사도’의 누적관객수는 181만582명이다.

◇내한스타 이기홍과 토마스 생스터의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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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이기홍과 토마스 생스터가 내한했던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지난 1~3일 재미교포 배우 이기홍과 토마스 생스터의 내한 덕분일까,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이 개봉주말 84만523명의 관객을 만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9월 18일 개봉한 전편의 개봉주말 관객수 63만1786명에 비해 20만명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일까지의 누적관객수도 107만8391명으로 전편 누적관객수(281만2421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기억이 삭제된 채 매일 밤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미로에 갇혀 죽음의 공포 속에 살아가던 청춘들의 긴장감 넘치는 어드벤처는 2편에서도 여전하다. 미로를 탈출해서도 ‘위키드’에 시달리며 위험천만한 일들을 겪는 러너들의 모험담이다.

18일 북미에서도 개봉한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은 개봉주말 3030만 달러(추정치)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제작비는 전편(3400만 달러)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한 6100만 달러, 개봉주말(3251만2804달러) 제작비를 상쇄하고 북미에서만 1억 달러를 넘게 벌어들인 전편의 흥행(월드와이드 매출 3억4075만640달러, 북미 1억242만7862달러+해외 2억3832만2778달러)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로튼토마토(

www.rottentomatoes.com) 토마토지수(전문가평점)는 50%로 전편의 64%보다 낮고 팝콘지수(관객 선호도)는 69%로 전편(68%)과 비슷한 수준이다. ◇쌍천만 영화 ‘베테랑’과 ‘암살’ 자리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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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바꾼 ‘베테랑’과 ‘암살’.(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여전히 주말관객 15만명을 동원하며 장기흥행 중인 ‘베테랑’이 서서히 종영를 준비 중인 ‘암살’을 역전했다. ‘베테랑’의 누적관객수는 1278만6872명, ‘암살’은 1267만9393명이다. 꾸준히 격차를 좁히던 ‘베테랑’과 ‘암살’은 19일 자리를 바꿨다.

이로써 ‘베테랑’은 ‘7번방의 선물’(1281만1206명)에 이어 역대 한국영화 흥행 6위, ‘암살’은 7위다. 이 두 작품이 최동훈 감독의 첫 1000만 영화 ‘도둑들’(1298만3330명)까지 넘어설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17일 중국 개봉한 ‘암살’은 개봉주말 2050만 위안(37억6400만5000원, 이하 9월 21일 15시 45분 외환은행 고시기준, 자료출처:

중국영화흥행수입데이터센터 中国电影票房数据中心)을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4위에 이름을 오렸다. 누적매출은 2471만 위안(45억3700만3100원)이다.

글=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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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현예진 기자 yesjin.hyu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