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무리뉴 ‘스페셜 혀’ 최대 위기 자초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8-15 09:22 수정일 2015-08-15 09:22 발행일 1970-01-01 99면
인쇄아이콘
PAF20150731244101003
조세 무리뉴 감독(AFP=연합)

‘스페셜 원? 스페셜 혀??’

자칭 ‘스페셜 원’ 첼시 조세 무리뉴 감독이 시즌 초반부터 온갖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첼시는 지난 시즌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구축하면서 비교적 쉽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올 시즌은 맨유가 토트넘과 아스톤빌라를 꺾고 2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프리 시즌을 2무 2패로 시작한 첼시는 아스날과의 커뮤니티 실드에서 0-1로 패했으며, 스완지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도 졸전 끝에 2-2로 비겼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무리뉴 감독의 스페셜한 혀다. 그의 놀라운 언변과 임기응변은 찬사를 이끌어내거나 재미, 이슈 거리를 만들어주지만 때로는 도가 지나칠 정도의 발언이 오히려 독이 될 때가 있다.

그동안 무리뉴은 특유의 입방정으로 타 팀 감독과 선수, 팬들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향이 있었다.

무리뉴 감독의 심한 독설이 뛰어난 성적과 지도력에 가려져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무리뉴 감독은 더욱 강도 높은 비판에 직면할 수 있었던게 사실이다.

무리뉴 감독은 올 시즌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심리전을 시도했다. 커뮤니티 실드를 앞두고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을 향해 “빅 스펜더”라며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이적료를 쏟아 붓고도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점을 교묘하게 꼬집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커뮤니티 실드에서 아스날에게 패했으며, 심지어 경기 후 준우승 메달 투척 사건, 벵거 감독과의 악수 거부 논란 등에 이어 기자회견에서는 “아스날이 수비적인 축구를 했다”고 비판해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일주일 뒤 열린 스완지 시티전에서는 팀 닥터 에바 카네이로와의 불화설로 축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종료 직전 첼시의 에당 아자르가 파울을 당해 넘어지자 자신과 상의하지 않고 그라운드로 들어간 카네이로에게 포르투갈어로 “filho da puta”(영어로 ‘Son of a bitch’)라고 욕설을 했다. 골키퍼 쿠르트와의 퇴장으로 열 명으로 싸우는 흐름에서 아자르까지 경기장 밖으로 나오자 수적 열세를 겪는 상황이 못마땅한 나머지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또한,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카네이로가 축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축구팬들은 이러한 무리뉴 감독의 졸렬한 행동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더욱 논란이 된 것은 카네이로가 SNS를 통해 “모두의 지지에 감사하다”라는 글을 올리자 무리뉴 감독은 카네이로를 앞으로의 경기에 벤치에 앉지 못하도록 징계를 내렸다.

이와 관련해 EPL 20개 구단 의사들은 “팀 닥터는 심판의 지시에 따라 경기장에 들어갔다. 만약 팀 닥터가 감독 때문에 그라운드로 들어가는 것을 거부했다면 환자를 돌봐야 하는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라며 카네이로의 행동에 지지를 보내는 반면 무리뉴 감독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상황이 악화되자 무리뉴 감독은 급기야 14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를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난 전혀 무자비하지 않다. 멋진 의료진과 함께 하고 있고, 그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어제 의료진과 미팅을 한 이후 피드백이 있었다”라며 “난 오픈되어 있다. 실수도 한다”라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카네이로는 이번주 경기에서 벤치에 앉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시즌 내내는 아니다”라고 말해 직접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으며, 카네이로에게 내린 징계도 당장 철회할 뜻이 없다고 내비친 것이다.

가뜩이나 팀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첼시라는 팀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동을 저질렀다. 이럴 때일수록 무리뉴 감독은 자존심을 굽히고 카네이로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함으로써 매듭을 지었어야 했다.

옛날 우리 속담에 ‘입으로 흥한 자 입으로 망한다’라고 했다. 여러모로 최악의 상황을 맞은 무리뉴 감독이 어떻게 위기를 타개해 나갈지 관심을 모은다.

브릿지 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