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북한 ‘빨치산 축구’ 뚫는다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8-09 13:10 수정일 2015-08-09 13:15 발행일 1970-0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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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한국 응원단이 대형 태극기를 펼치고 있다.(연합)
한국 남자축구가 ‘빨치산 축구’라는 신무기를 들고 나온 북한과 동아시안컵 우승을 놓고 뜨겁게 맞붙는다.
 
한국은 9일 오후 6시 10분 중국 우한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시작하는 2015 동아시안컵 북한과의 3차전(최종전)에 나선다.
 
슈틸리케호는 지난 5일 한일전에서 전반 27분 장현수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비겼지만 1승1무(승점4점)로 동아시안컵 1위를 달리고 있고, 일본에 2-1 역전승을 거둔 북한은 중국에 0-2로 패해 3위(승점3점)에 머물러있다.
 
평균 기온 섭씨 33도, 습도 70%에 달하는 중국 우한의 찜통더위 속에서 한국이 북한의 골문을 뚫고 이긴다면 2003,2008년에 이어 통산 3번째 자력 우승을 차지한다.
 
남북전은 2009년 4월 서울에서 열렸던 2010 FIFA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6년 4개월 만이다. FIFA랭킹은 한국(52위)이 북한(129위)보다 높고, 역대전적도 6승7무1패로 절대 우위다. 한국은 1990년 10월 평양에서 열렸던 친선경기에서 1-2로 패한 이후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6번의 경기에서는 5번이나 무승부에 그쳤다. 슈틸리케호가 승리하면 다른 팀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짓지만, 비기면 중국-일본전 결과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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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북한과 중국경기에서 북한 심현진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연합)
북한 역시 승리하면 우승할 수 있어 총력전이 예상된다. 북한은 6일 중국전에 패하긴 했지만 2일 1차전에서 일본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장신 골잡이 박현일(신장 194㎝)의 활약이 빛났다.
 
북한은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연장 막판 결승골을 내줘 0-1로 져 금메달을 놓쳤다. 여기에 북한 감독은 “한국에 편파 판정을 했다”며 항의하다가 AFC로부터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설욕 의지가 대단하다.
 
약이 오를 대로 오른 북한 남자축구는 최근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빨치산 축구’를 다지고 있다. 러시아어 ‘파르티잔’에서 유래한 빨치산은 게릴라라는 의미다. 전력이 열세일 때 적의 배후를 침투해 제압하는 부대를 일컫는다.
 
빨치산 축구의 핵심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전방부터 압박하며 적극적으로 역습을 노리는 공격을 위한 방어다.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웨인 루니의 열성 팬으로 알려진 북한 김정은도 축구 마니아로 ‘빨치산 축구’ 배경에 자리하고 있다. 나름 기세등등하게 동아시안컵에서 힘을 내고 있지만 슈틸리케호를 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미안먀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에서도 2-0 승리를 차지했던 슈틸리케호는 기성용-이청용-손흥민 등 유럽파 선수들의 차출이 불가능한 가운데 젊은 K리거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지만 1군 전력으로 나선 홈팀 중국을 2-0으로 제압했다. 중국전과 선발 명단을 8명이나 바꾸는 파격적인 실험 속에도 일본과의 라이벌전을 1-1로 마쳤다. 일본전에서도 결과는 아쉬웠지만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일본전에 뛰지 않았던 선수들을 다시 기용할 계획이다. 이정협(상주 상무) 원톱에 이종호(전남), 김승대(포항)의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슈틸리케호가 동아시안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2년여에 걸쳐 진행되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도 더욱 힘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동아시안컵을 통해 기량을 검증받은 선수들이 언제라도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전력이 되어 선수층이 두터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명분과 실리 모든 것을 잡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꺾어야 하는 북한이다.  
브릿지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