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마리아 놓아준 맨유 ‘미련 따윈 없다’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8-07 09:44 수정일 2015-08-07 09:44 발행일 1970-01-01 99면
인쇄아이콘
PAF20150807066401003
앙헬 디 마리아(AFP=연합)

또 한 명의 먹튀가 탄생했다. '프리미어리그 최다 이적료'의 주인공 앙헬 디 마리아가 한 시즌 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떠나 파리 생제르맹으로 둥지를 옮겼다. 프리시즌 내내 자취를 감췄던 디 마리아였기에 더한 충격이다.

지난 5일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디 마리아가 돌연 카타르에 나타났다. PSG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디 마리아의 이적료는 6300만 유로(약 803억 원)다.

그리고 6일 PSG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디 마리아와 4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BBC’를 비롯한 영국 언론들은 이적료를 4430만 파운드(약 804억 원)로 추정하고 있다.

이로써 맨유가 지난 시즌 큰 기대를 품고 영입한 디 마리아는 한 시즌 만에 남이 됐다. 지난 시즌 맨유가 디 마리아 영입을 위해 무려 5970만 파운드(약 1020억 원)의 이적료를 지급한 점을 고려했을 때 1년 만에 200억 원 이상의 손해를 본 셈이다.

세계 정상급 측면 미드필더로 꼽히는 디 마리아 역시 먹튀 논란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지난 시즌 디 마리아는 맨유 명가 재건의 키 플레이어로 낙점되며 큰 기대 속에 맨체스터에 입성했다. 그러나 그는 기대 이하의 활약 탓에 한 시즌 만에 맨유를 떠나게 됐다.

예상된 이적이었지만 너무나도 갑작스러웠다. 애초 맨유의 루이 판 할 감독은 디 마리아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주겠다며 새 시즌 명예 회복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디 마리아는 맨유 프리시즌 투어 불참 등 감독과의 상의 없이 홀로 소속팀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디 마리아의 마음이 파리로 떠나면서 맨유 역시 디 마리아를 붙잡기보다는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PSG 요구 조건을 수용하고 디 마리아를 보내주기로 결정했다.

불과 작년만 하더라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디 마리아의 추락이다. PSG에서 충분히 살아날 가능성도 있지만 적어도 디 마리아에게 맨유 생활은 악몽 그 자체였다. 쓸쓸한 퇴장이다.

2013/2014시즌 디 마리아는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레알의 '라 데시마'를 이끌었다. 왕성한 활동량은 물론 측면에서의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레알의 살림꾼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2014 브라질 월드컵 후 디 마리아는 콜롬비아 스타 플레이어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레알 입성과 맞물려 지난해 여름 맨유로 이적해 프리미어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디 마리아는 에이스를 상징하는 등번호 7번을 받으며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맨유에 등번호 7번이 주는 의미는 상당하다. 맨유의 7번은 조지 베스트와 브라이언 롭슨 그리고 에릭 칸토나와 데이비드 베컴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까지.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만이 달 수 있던 특별한 등번호였다.

디 마리아 역시 "호날두가 그랬듯 맨유에 큰 보탬이 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시즌 초반 맨유 믿음에 보답하듯 디 마리아 역시 무난한 활약으로 역시 정상급 미드필더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헐시티전에서 부상을 당한 후 컨디션 회복에 실패, 쓰기에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팀의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됐다. 시즌 말미에는 애슐리 영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사실상 전력 외 자원으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판 할 감독은 새 시즌 디 마리아에게 다시금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표했다. 고작 반 시즌 부진만으로 디 마리아를 평가 절하하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웠기 때문.

그러나 디 마리아는 돌연 자취를 감추며 맨유 애간장만 태웠다. 2015 코파 아메리카를 마치고 휴가에 나선 디 마리아는 이후 맨유에 복귀하지 않았다. 공식적인 이적 절차를 밟지 않고 있음에도 맨유 프리시즌 투어에 합류하지 않으며 판 할 감독을 당황하게 했다.

이적시장은 말 그대로 모든 선수에게 이적의 기회를 주는 장이다. 기회를 받기 위해서는 소속팀과의 합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디 마리아는 소속팀과의 상의 없이 자취를 감추는 등 프로답지 않은 행동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브릿지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