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중견사 '잔혹사'… 빛바랜 국내 1세대 화장품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8-06 13:38 수정일 2015-08-06 17:03 발행일 2015-08-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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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나·참존·소망·한국화장품 등 적자폭 늘어
차별화 전략 부재로 뒤쳐저…새 히트상품 있어야 도약
2015-08-06 10;54;06

한때 국내 화장품 시장을 주름잡았던 1세대 화장품 중견사들이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와 비교하면 크게 쪼그라들어 더 이상 과거의 명성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뒤늦게 해외시장 진출, 사업 다각화에 나섰지만 얼마나 승산이 있겠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나화장품은 해가 갈수록 영업손실폭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 매출은 2012년 977억원, 2013년 957억원, 지난해 1011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손실이 2012년 10억원, 2013년 15억원, 지난해 50억원으로 확대됐다.

참존은 지난해 적자전환해 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3년 724억원에서 지난해 644억원으로 줄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 초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사업을 포기하는 뼈아픈 경험을 해야 했다. 올해 2월 인천국제공항 신규 면세점사업을 낙찰받은 참존은 에 임차보증금 277억원을 내지 못해 사업을 포기했다.

‘산심’, ‘쥬단학’ 등 브랜드를 가진 한국화장품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0억원 이상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2010년 7월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숍 브랜드 더샘이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화장품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이들 업체가 부진을 겪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차별화 전략 부재를 주 원인으로 꼽는다. 해외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한 독자적인 제품력이나 마케팅이 부족하고 브랜드숍 등 변화된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국내 화장품시장을 이끌어왔지만 브랜드숍 경쟁에서 밀리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며 “이들 업체는 연이어 적자를 내면서 자산 매각, 매장 정리 등을 통한 자금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십년의 생산 노하우와 설비,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들이 국내 화장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새로운 히트상품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