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먹은 일본 감독, 한일전 후 자기 옹호 넘어 선수탓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8-06 07:46 수정일 2015-08-06 07:46 발행일 1970-0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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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후반 한국 골문 앞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다.(연합)

그라운드에서의 공방전만큼이나 한일전은 경기 후에도 불꽃이 튀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5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5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장현수가 페널티킥(PK)으로 만든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일본이 한국전에서 지지 않기 위해 수비를 한껏 뒤로 끌어내린 영향도 컸다.
 
한국은 역대 한일전 처음으로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의 아쉬움을, 일본은 1무1패의 전적으로 동아시안컵 2회 연속 정상 등극이 무산됐다.
 
한국 남자축구는 일본을 상대로 5년째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의 무승부로 5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역대 한일전 최다 무승 기록이라는 불쾌한 행진도 이어갔다.
 
한국이 최근 일본을 이겼던 것은 2010년 5월 24일.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사이타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경기에서 박지성(은퇴)과 박주영(FC서울)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긴 것이 마지막이다. 박지성의 ‘산책 세레모니’로도 유명한 한일전이다.
 
하지만 이번 한일전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에게 더욱 아쉬운 결과가 될 수 있다. 북한에 역전패한 일본은 한국에게 ‘결코 질 수 없다’는 각오로 나선 탓인지 수비라인을 한껏 뒤로 내리는 등 승리의 의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은 “무승부는 아쉽지만 90분 동안 우세한 것은 한국”이라고 자평했다. 이어서 "감독마다 경기에 대한 평가가 다르겠지만 한국이 더욱 공격적으로 맞섰다"며 "일본은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고 하겠지만 90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한국이 훨씬 경기를 잘했다"고 말했다.
 
경기내용을 잘 알고 있는 할릴호지치 감독은 일본 언론의 비판을 의식한 듯 스스로를 옹호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한국이 일본보다 체력적으로 우세해 고전하기는 했다.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했다면 이길 수도 있었다“고 슬쩍 선수 탓을 했다.
 
또 할릴호지치 감독은 처음으로 대표팀에 들어온 젊은 선수들이 진정한 대표 선수가 되기 위해 더욱 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것도 자기 옹호와 선수 탓에 가깝다.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A매치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는 슈틸리케호에 더 많다. 권창훈, 주세종, 이주용은 이날이 두 번째 A매치 출장이었다. 이용재, 정우영도 세 번째에 그친다.
 
앞서 일본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던 북한이 중국에 0-2로 완패함에 따라 이제 일본을 빼고 한국과 북한, 중국 모두 동아시안컵 우승 가능성이 있다.
 
일본과 1-1로 비긴 한국이 1승1무의 전적으로 여전히 선두를 지킨 가운데 1승1패를 기록한 중국(0)과 북한(-1)이 골득실에 의해 2~3위로 나뉘었다. 한일전을 기점으로 한국은 2008년 대회 이후 7년 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일본은 꼴찌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할릴호지치 감독의 발언들의 전후 상황이 이해되는 이유다.  
  
브릿지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