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악몽’ 양현종, 컨디션 급추락 원인은?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8-06 07:43 수정일 2015-08-06 07:43 발행일 1970-0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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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대 KIA 경기.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5회말 1사 상황에서 유한준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뒤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연합)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이 무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양현종은 지난 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과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홈런 4개를 맞는 등 무려 8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전반기 내내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던 투수의 8실점 경기를 어떻게 봐야할까. 물론 모든 투수들이 시즌 내내 완벽한 구위를 뽐낼 수는 없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인 클레이튼 커쇼 역시 1경기 대량 실점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양현종의 경우 컨디션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 KIA 입장에서는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이날 양현종은 넥센 타자들에게 4개의 홈런을 내줄 정도로 구위와 제구, 모든 면에서 실망스러웠다. 직구 최고 구속 역시 시속 150km에 한참 못 미치는 140km 초반대에 머물렀다.
 
양현종은 후반기에 부진하다는 징크스를 안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전반기에만 9승(1패)을 쓸어 담으며 에이스로 발돋움했지만 후반기 들어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전반기와 후반기 평균자책점도 각각 2.30과 5.96으로 편차가 무척 크다.
 
지난해도 후반기 악몽은 그대로였다. 전반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던 양현종은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하며 6승3패 평균자책점 5.62로 부진했다.
 
이를 반면교사 삼은 양현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체력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김기태 감독도 에이스를 배려해주기 위해 지난 스프링캠프서 실전 경기 등판을 지시하지 않았다.
 
힘을 모은 양현종의 투구는 기대 이상이었다. 전반기 9승과 함께 1점대 평균자책점(1.77)을 유지한 양현종은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듯 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체력적 어려움이 따르는 악몽의 후반기였다.
 
우려는 곧 현실이 됐다. 후반기 첫 경기인 삼성전에서 6이닝 2실점(승리투수)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바로 다음에 만난 SK에 4실점하며 1점대 평균자책점이 무너지고 말았다.
 
지난 2일 한화전 구원 등판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양현종은 팀이 1점차로 쫓기자 자진해서 9회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 윤석민이 전날 3이닝을 소화하는 바람에 내린 결단이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1개의 아웃카운트만을 잡는데 그쳤고, 안타까지 허용하며 승계주자를 윤석민에게 물려주고 말았다.
 
한쪽에서는 양현종의 한화전 불펜 투구가 다음 경기에 지장이 있을 것이란 조심스러운 예측을 내놓았다. 체력을 조금이라도 아껴야할 마당에 괜한 힘을 쏟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였다.
 
결국 양현종은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넥센을 넘는데 실패했다. 밋밋한 구위는 어김없이 상대 타자들에게 공략 당했고, 급기야 홈런왕 박병호가 때린 타구는 장외홈런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종전 2.01이던 평균자책점도 2.49까지 크게 치솟았다.
 
양현종은 오는 9일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일주일간 2경기를 치러야하는 고된 행보다. 체력적 문제가 분명한 가운데 김기태 감독이 양현종의 등판일정을 조정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브릿지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