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커쇼로 돌아온 커쇼의 믿을 수 없는 여름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8-03 08:48 수정일 2015-08-03 08:48 발행일 1970-0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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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 클레이튼 커쇼(AP=연합)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클레이튼 커쇼(27,LA다저스)37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세우며 4경기 연속 선발승 행진을 이어갔다.

커쇼는 2(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3-1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시즌 9(6).

전날 잭 그레인키의 호투로 승리를 챙긴 다저스는 이번엔 커쇼가 승리를 따내며 에인절스와의 3연전 위닝시리즈를 예약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도 지켰다.

원투펀치의 여름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시즌 내내 꾸준했던 그레인키가 75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0.95로 활약했고, 자리를 찾은 커쇼가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0.27을 기록했다.

커쇼가 커쇼로 돌아온 것이 정말 반갑다. 전반기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였던 79일 필라델피아전 완봉승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무실점 선발승을 거두는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며 완전체로서 다시 곁으로 온 커쇼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사이영상은 물론 투수로서는 받기 어렵다는 MVP까지 석권하며 현 시대 최고의 가치를 자랑한 커쇼는 시즌 초반 예상 밖 부진으로 5월까지만 해도 33패 평균자책점 3.86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받고 시무룩했다.

저 성적도 나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4년 연속 평균자책점 1, 사이영상 3, MVP 1회 등으로 이미 명예의 전당 입성을 예약한 커쇼라는 이름과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다.

6월 투구에서 살아나는 것처럼 보여 기대를 키웠던 커쇼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3경기 연속 패배를 맛봐야했다. 그러나 7월 들어 거짓말처럼 원래의 완전체 커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74일 뉴욕 메츠전 7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건재를 알린 커쇼는 이후 4연승을 달리며 이날 경기까지 37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그레인키는 727일 뉴욕 메츠전 2회까지 45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커쇼가 앞으로 9이닝을 더 무실점으로 막는다면 다저스 원투펀치 짝인 그레인키를 넘어 MLB 4번째 최다이닝 무실점 투수가 된다. 과거 기록으로는 1988년 오렐 허샤이저의 59이닝, 1968년 돈 드라이스데일의 58이닝, 1968년 밥 깁슨의 47이닝.

최근 6경기에서 41패 평균자책점 0.38을 기록한 커쇼는 시즌 평균자책점도 한 달 사이 3.33에서 2.371점 가까이 떨어뜨리는 놀라운 투구를 뽐냈다. 그래서 더 믿을 수 없는 시즌 초반의 부진이다.

폭포수 같은 커브에 평균 94마일에 달하는 묵직한 패스트볼과 위력적인 슬라이더로 리그를 지배했던 커쇼는 시즌 초반 슬라이더의 제구가 날카롭지 못해 많이 맞았다. 거기에 커브의 위력을 더하기 위한 전략으로 들고 나왔던 높은 볼도 타자들에게 맞아나가며 개막 후 10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평균자책점이 4점대 중반에 다다랐다.

지난해 커쇼는 부상으로 한 달 이상 결장하고도 198.1이닝을 소화하는 등 지난 5년간 무려 1099.2이닝을 책임졌다. 어깨에 무리가 올 만도 했다. 제구와 체력에서 문제를 드러내자 팬들은 커쇼도 지쳤다” “커쇼도 사람이다며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커쇼는 스스로 알아서 커쇼로 돌아왔다. 팬들이 머리를 긁적이며 완전체로 금세 돌아온 커쇼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할 때다. 커쇼가 시즌 초 시무룩했던 것은 부진한 투구보다 팬들의 기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브릿지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