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리솜리조트 대출은 정상대출" 항변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08-02 11:27 수정일 2015-08-02 11:28 발행일 2015-08-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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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순위 담보권 설정…기업 운영이 상생 판단"
"농협법상 중앙회 회장, 은행 대출 간여 못해"
檢 농협은행 본점 압수수색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지난 31일 NH농협은행 본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수사관들을 보내 기업 여신심사 자료와 대출 심사위원회 회의 자료, 관련 규정집 등을 은행 측으로부터 제출받았다. (사진=농협은행)

리솜리조트 특혜대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농협은행이 억울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검찰이 농협중앙회 최상부를 정조준해 이번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수사의 정치적 배경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농협은행 불법대출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지난 31일 서울 통일로 농협은행 본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리솜리조트 대출과 관련한 서류를 확보했다.

검찰은 회사 건전성이 의심되는 리솜리조트에 농협은행이 지속적으로 대출을 해준 사실을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농협 최고위층인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의 개입이 있었던 점을 포착한 것으로 전행지고 있다.

리솜리조트는 자본잠식 상태와 많은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은행을 통해 10년간 거액의 대출을 받아 지금까지 차입금은 1649억원에 달한다. 이 중 상환한 돈은 235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관계자는 “최근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분양시장 악화로 자본잠식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동안 연체 없이 정상적으로 거래된 업체”라며 “대출금 지원은 사업장별로 시설 신축에 지원된 것으로 최선순위 담보권이 설정돼 채권보전이 양호하고, 기업을 계속 운영해 대출금 회수를 유도하는 것이 은행과 기업이 상생하는 것이라 판단해 대출을 실행했다”고 말했다.

최원병 회장 연루 의혹에 대해서도 “농협법상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은행에 대출을 지시할 수 있는 위치나 지위가 아니다”라며 “대출은 정당한 절차와 규정에 의거 여신협의체를 거쳐 정상적으로 취급됐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원병 회장은 이른바 ‘전 정권’ 사람으로 분류된다. 지난 2007년 농협 회장에 선임된 최 회장은 2011년 연임에 성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지상고 5년 후배이며 최 회장 당선시 ‘영포회’가 최 회장은 지원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사정당국 한 관계자는 “검찰이 농협의 특혜대출뿐만 아니라 최 회장 및 고위층의 비리와 의혹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농협 입장에서는 전 정권 털어내기라는 측면에서 억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불법대출과 비리가 있었는지 여부는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