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중국사업서 1조원 손실 사실인 듯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8-02 07:51 수정일 2015-08-02 09:10 발행일 2015-08-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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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는 롯데 관계자들<YONHAP NO-1790>
롯데그룹 후계를 둘러싼 다툼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3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신관 로비에서 롯데 측 관계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연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 경영권 다툼의 불씨가 되었던 ‘중국사업 1조원 손실’ 여부가 사실일 수 있다는 자료가 공개됐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2일 “롯데그룹의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등 4개 주력 상장사의 중국과 홍콩 법인들이 2011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총 1조1513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도별로는 2011년 927억원적자에서 2012년 2508억 원, 2013년 2270억원, 2014년 5808억원 등으로 적자 규모가 최근들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쇼핑의 자회사이자 중국 유통사업을 총괄하는 홍콩 롯데쇼핑홀딩스도 지난해 적자규모가 3439억원에 달해 전년보다 2491%나 급증해 지난해 중국사업 전체 적자액의 60%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사업 손실 여부는 신동주-신동빈과 신격호 부자 간 갈등의 시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동빈 회장이 중국사업에서 1조원 가량 손실을 본 사실을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신 총괄회장이 이를 뒤늦게 알고 격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 측인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은 지난달 31일 “신 총괄회장은 롯데그룹의 경영 현황을 날마다 보고받고 꼼꼼히 챙겨왔는데 4년 이상 계속된 적자를 모를 수 있겠냐”며 중국사업의 적자 현황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장 임원이 직접 신 총괄회장에게 보고까지 했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 사장은 “롯데백화점의 2011∼2014년 누적 영업적자는 EBITDA 기준으로 1600억원, 롯데그룹 전체는 3200억원”이라며 1조원 손실설을 부인했었다.

EBITDA란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법인세와 이자비용·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를 차감하기 전의 영업이익이다. 따라서 실제 영업이익과 순이익과는 차이가 날 수 있어 전체적으로 1조원 규모의 손실 쪽에 무게가 더해진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