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내준 토종 SPA브랜드 "만리장성 뚫는다"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8-02 10:09 수정일 2015-08-02 10:13 발행일 2015-08-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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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이랜드)

토종 SPA(제조·유통 일괄형)브랜드가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SPA브랜드의 공세로 국내 시장의 안방을 내준 토종 업체들이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주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의 에잇세컨즈는 내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 제일모직의 첫 번째 SPA브랜드이자 이서현 사장이 야심차게 진두지휘한 사업이기도 한 만큼 공들이고 있다. 애초부터 해외 진출을 목표로 만든 브랜드로 지난해 BI(Brand Identity)도 바꿨다.

신원도 내년 중국 진잉그룹과 손잡고 2017년 봄·여름에 SPA남성복 브랜드를 론칭한다. 20∼30대 남성 고객을 겨냥한 것으로 중국 주요 도시의 진잉그룹 백화점과 중소도시에 매장을 내는 다 점포 유통 방식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원은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새 브랜드 유통망을 1000개, 2030년까지 3000개로 늘리는 한편 매출액을 2020년 6000억원, 2030년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키워 현지 남성복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랜드도 SPA브랜드로 중국에서 입지를 넓힐 계획이다. 올해 중국 내에서 스파오와 미쏘 매장을 20개 이상 늘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같이 토종 SPA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배경에는 점점 치열해지는 국내 패션 시장 상황 때문으로 분석된다. 불황과 글로벌 SPA브랜드의 활황으로 토종 패션업체들이 힘을 못쓰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론칭 첫해인 2012년 매출 600억원, 2013년 1300억원 지난해 1500억원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랜드의 스파오(1700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글로벌 SPA브랜드와 비교하면 밑도는 수치다. 대표적으로 유니클로는 지난해 매출(약 9000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두 자리 성장 중이다. 결국 브랜드들이 정면승부 대신 등 해외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SPA브랜드들은 결국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국내 패션시장은 물론 중국도 경쟁이 치열해 낙관하기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