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신동주-신동빈, 쟁점마다 '엇갈린 주장'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7-30 17:57 수정일 2015-07-30 19:14 발행일 2015-07-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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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난’으로 촉발된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두 형제는 서로의 말이 거짓이라며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서로 다른 주장은 ‘아버지의 의중’과 한국·일본 롯데 지배 고리의 핵심인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구조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번 형제분쟁이 신동빈 회장 대 신격호 회장을 비롯한 다른 일가들과의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日 롯데홀딩스 우호지분 “내가 더 많아”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우호지분을 놓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다만 일본 롯데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윤사를 비롯해 주요 비상장사의 지분 구조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과반 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신 전 부회장도 지분의 3분의 2가 우호세력이라며 이사회 교체를 제안하겠다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이사의 교체를 제안하겠다”며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 회사가 33%를 지닌다. 나는 2% 미만이지만 32% 넘는 종업원 지주회를 합하면 3분의 2가 된다”고 전했다.

신 회장 역시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리더라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신 회장이 자신의 지분 20% 외에도 우리사주 지분 12%, 광윤사 지분 27.65%를 대표하는 이사들을 우호 세력으로 확보했으며 신 전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 기타 주주의 지분은 모두 합쳐도 절반에 못 미친다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롯데그룹 관계자 “15일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의 신동빈 회장 대표이사 선임과 28일 이사회에서의 구두 해임 무효 결정은 우호 지분이 우세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사회는 주주들의 대표성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의 우호지분이 더 많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은? 

 두 아들은 신 총괄회장의 해임을 놓고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 등을 해임한 것이 자신의 꾸민 쿠데타가 아니며 신 총괄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신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찾아와 신 회장을 포함한 이사 6명을 해임한 것에 관해 신 회장을 해임하는 지시를 듣지 않으니 일본에 와서 결정을 전하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사실이 아니라며 즉각 반발했다. 롯데그룹 고위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신동주 전 부회장 해임 건은 일본 롯데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것으로, 경영 성과에 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27일 오후에 있었던 신동빈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 발표는 관련 내용이 한국 롯데 측에는 전혀 공유된 바 없었으며, 신동주 전 부회장과 일부 친족들이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려 우신 총괄회장을 임의로 모시고 가 구두로 해임발표를 유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신격호 총괄회장은 두 형제의 격론에 대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안팎에선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건강 악화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상태가 상황을 판단하고 의사를 표현하고 그럴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30일 오후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친모인 시게미쓰 하츠코여사가 내한해 신동빈 회장을 제외한 롯데家 인물들이 모두 한국에 집결해 가족 회의를 열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을 제외한 가족회의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