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30일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전망했다. 국내와 국외 경기회복세가 둔화하고,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세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물가 하락 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대비 0.5% 상승해 작년 하반기(1.2%)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유가 하락 외에도 전기·수도·가스 요금이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출 감소 속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으로 내수 회복세가 둔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하반기엔 소비자 물가가 1.2%로 상승폭이 커지면서 올해 전체로는 작년대비 0.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유가하락으로 인한 물가하락 효과가 사라지면서 4분기 물가상승률이 1%대로 올라서는 등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다소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반적으로는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하락 압력이 이어져 상승률이 크게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회복세 둔화로 국내총생산(GDP) 갭(실질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차이)이 마이너스를 지속하는 등 수요 측면의 하방압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공급측면에선 가뭄의 영향으로 농산물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겠지만 저유가의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저물가 추세는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IMF기준 전 세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3.2%에서 올해 들어 2.6%로 떨어졌다. 신흥국 중에선 러시아 등의 물가가 반등하기도 했지만 선진국에선 미국과 유로존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중앙은행이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한 나라 대부분에서 실제 물가상승률이 물가목표 하단에도 못 미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물가가 물가목표에 얼마나 미치지 못하는지를 국가별로 보면 뉴질랜드, 호주, 체코 등은 1%포인트 내외이고 폴란드, 스웨덴, 영국 등은 2∼3%포인트에 달했다.
한국은 미달 폭이 2%포인트로 물가안정목표제 도입국 가운데 4번째로 컸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